여권 “대통령실, 친윤 통해 나경원 불출마 설득”… 羅 “충돌 생각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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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與서울시당 신년인사회 등 찾아
용산과 갈등 의식 “尹정부 성공 중요”
대통령실 ‘羅 사의 문자’ 뒤늦게 인정… 친윤 “당 원로들도 불출마 설득중”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이날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이날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한 말씀이 없는 상황”이라며 사의 재가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나 전 의원에게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말라고 물밑 설득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둘러싼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 출마에 부정적인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사의 표명 전만 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가는 자기 정치를 하려면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라”고 공세를 폈었다.
○ 친윤 통해 羅 불출마 설득 관측
대통령실은 이날 “(나 전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문자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전날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 보도에 “들은 바 없다”고 입장을 낸 지 하루 만에 뒤늦게 인정한 것. 다만 사의 처리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의 재가 여부는 예상하기 어렵고, 미뤄 짐작하기도 어렵다”며 “굳이 관련 절차를 확인하거나 (해촉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 같다”고만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은) 나 전 의원 입장에서 사의 의사를 ‘타진’한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의 메시지가 명확한 사의 표명이라기보다는 사의 표명 여부를 저울질하는 성격이 더 강했다는 뜻이다.

최근 연일 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날 선 불쾌감을 표출하던 대통령실은 이날 나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여권에선 “사의 표명의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친윤계를 통해 물밑에서 불출마 설득 작업을 이어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친윤 진영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나 전 의원을 향해 불출마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뿐 아니라 당 원로들이 계속 불출마를 설득하고 있다”며 “잘하면 국회의장도 할 텐데 뭘 그리 무리하느냐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결국 불출마를 택할 가능성을 점치는 기류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 간에도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공유되기도 했다.
○ 羅 “尹 정부 성공 가장 중요”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청 신년 인사회에 이어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와 충북도민회중앙회 신년 교례회를 잇달아 찾으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재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불출마는 없다”고 밝혔던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아직 출마에 대해 고심 중”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에서 자신의 출마에 부정적인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자신의 ‘출산 시 빚 탕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과의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럴 의도도 없다”며 재차 몸을 낮췄다. 당권주자들이 모인 서울시당 행사에선 건배사로 “절대 화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나 전 의원은 친윤 진영에서 ‘나경원은 반윤(反尹) 주자’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반윤이라고) 찍는다고 찍혀지느냐”고 날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겸직하는 비상근 자리”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도 ‘사의가 수용되지 않아도 출마할 수 있다’는 의미란 해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당분간 매일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여론전을 펼칠 방침이다.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은 용산의 답을 기다릴 것”이라며 “당분간 임시 휴전 국면이 펼쳐지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나경원#당 대표 선거#대통령실#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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