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기상이변 피해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해 기후 관련 재난으로 입은 경제적 피해가 1650억 달러(약 205조 원)에 육박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198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망자도 474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NOAA 응용기후학자 애덤 스미스는 CNN방송에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 미국을 뒤덮은 겨울폭풍 피해를 합치면 총 피해 규모는 수십억 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NOAA에 따르면 단일 자연재난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경제적 피해가 140조 원을 넘은 허리케인 이안이었다. 미 역사상 이안보다 피해 규모가 컸던 것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2017년 허리케인 하비뿐이었다. NOAA는 지난해 허리케인 발생 횟수는 평년 수준이었지만 초강력 허리케인이 더 자주 찾아와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상고온과 가뭄도 심각했다. 지난해 미 본토 연간 평균기온은 섭씨 11.9도로 20세기에 비해 0.8도 높았다. 128년 간 통계 기록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연 강수량은 평년보다 약 40mm 적은 720mm를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건조한 해였다고 NOAA는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기준 미 국토 3분의 2 가량이 강수량 부족에 시달려 2012년 이후 최대 기록을 보였다. 지난해 5월 3일 미 서부 91.3%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해 정점을 찍었다.
한 지역엔 가뭄이, 다른 지역에는 홍수가 나타나는 현상도 잦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해 가뭄과 산불이 휩쓸고 간 땅에 지난달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다. 홍수로 인해 이날까지 17명 이상이 숨졌고 주 전역에 대피령이 내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매우 짧은 기간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튀는 ‘쌍둥이 극한 기후’는 경제난과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피해를 낳은 기상 이변은 최근 5년 새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NOAA에 따르면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2429억원) 이상 피해를 일으킨 자연재해는 18건으로 2011년, 2017년과 함께 공동 3위다. 가장 많았던 해는 2020년(22건)이며 2021년(20건)이 다음이었다.
기상 이변이 전 세계적으로 유발한 경제적 피해는 지난해 2700억 달러(약 337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보험회사 뮌헨 리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자연재난은 허리케인 이안이었고, 최소 1700명사망자를 발생시킨 파키스탄 대홍수가 2위였다. 뮌헨 리는 “직접적인 피해 금액은 최소 150억 달러로 추산되지만 대부분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피해는 더 막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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