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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김웅 불기소 관련 보고서 조작 의혹, 수사로 진실 규명해야

입력 2022-12-08 00:00업데이트 2022-12-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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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할 때 검찰의 판단 근거 중 하나였던 부장검사와 검찰 수사관의 면담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고발사주 의혹을 처음 제기한 조성은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수사관이 5일 손준성 검사의 재판에서 한 얘기다. 이 수사관은 보고서 내용처럼 고발장 전달에 제3자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보고서는 서울중앙지검의 모 부장검사가 올 9월 김 의원을 불기소 처분하기 전에 이 수사관을 면담한 뒤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엔 2020년 4월 당시 여당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과 함께 ‘손준성 보냄’이라는 출처가 적힌 조 씨의 텔레그램 메시지의 전달 경로가 기재되어 있다. ‘손준성→김웅→조성은’ 외에도 제3자가 최초 작성자이거나 중간 전달자인 다양한 경우의 수가 언급됐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고발장이 손 검사가 아닌 제3자를 거쳐 김 의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관이 하지도 않은 말이 면담보고서에 적혔다면 그 자체로 황당하다.

그동안의 검찰 수사를 되돌아보면 검찰이 김 의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 위해 보고서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공수처는 올 5월 “공모 관계가 성립한다”며 손 검사를 기소하고, 김 의원의 처분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공수처의 압수수색 전 증거가 대부분 인멸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자료를 더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사를 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한 번만 조사하고, 손 검사는 추가 조사 없이 공수처의 결론을 뒤집었다.

검찰의 처분 과정에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는 의혹이 법정에서 나온 만큼 없었던 일로 넘기기는 어렵다. 앞서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건설업자와 검사의 면담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현직 검사를 기소한 전례가 있다. 고발 사주와 관련한 보고서 작성 경위와 조작 여부도 수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적법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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