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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외신들도 주목한 韓 저출산… “260조 투입에도 세계 꼴찌 출산율”

입력 2022-12-06 03:00업데이트 2022-12-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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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경제적 요인에 공공보육 부족… 잦은 야근-회식 문화도 저출산 원인”
블룸버그 “자녀 교육에 6년치 월급써”
“16년 동안 정부가 260조 원을 쏟아부어도 한국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4일 미국 CNN방송은 “한국이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입해도 저출산을 막기 어렵다.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3일 통계청 발표 3분기(7∼9월) 한국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전 분기(0.75명)보다는 조금 높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고령화 국가 일본(1.3명)보다도 낮다. 합계출산율은 2.1명이 돼야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

CNN뿐 아니라 블룸버그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도 한국 저출산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 9월 트위터에 “한국 저출산 수준은 대단히 심각(dire)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합계출산율이 1.6명까지 떨어진 미국을 비롯해 저출산은 세계 보편적 현상이지만 한국 출산율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다.

CNN은 한국의 낮은 출산율 배경으로 높은 집값, 교육비 부담 같은 경제적 요인도 문제지만 공공보육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돌이 되지 않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 월 70만 원의 부모급여를 주기로 했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주부 김민정 씨는 CNN에 “보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 첫째를 낳고 직장을 그만뒀다. 맞벌이를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모님’ 고용 비용이 맞벌이 부부 한 사람 월급에 육박할 정도여서 출산 후 가계 수입이 주는 현상을 짚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과다한 교육비가 아이 낳기를 꺼리게 만든다고 봤다. 미 사회과학리서치카운슬(SSRC) 세쓰다 후쿠야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자녀 교육에 평균 6년 치 월급을 쓴다. 대만(5.1년), 일본(4.1년), 독일(3.2년)을 뛰어넘는다.

잦은 야근과 회식 문화도 저출산 원인으로 지목됐다. CNN은 “남편이 육아에 더 신경 쓰고 싶어도 기업 문화가 허용하지 않는다”며 “업무가 끝나도 (회식 등에) 참석하지 않으면 욕을 먹을 수 있는 팀워크 문화가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 일본 모두 경제적 부담과 함께 전통적 여성 역할에 대한 압력이 커 여성이 결혼이나 출산을 망설인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한국 남녀 임금 격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라며 “일부 한국 여성은 가정보다 개인 자유를 중시해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세계 공통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저출산을 더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케이시 버클스 미 노터데임대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1995년 출생)는 출산 연령이 시작될 무렵 금융위기를 겪어 출산을 늦췄고 출산 연령 막바지 발생한 코로나19로 출산을 일찍 마감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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