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소비자물가 2.1% 오를것…환율 1470원대 계속땐 2.3%”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7일 17시 24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12.1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12.17.
1470원대 고환율이 계속될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높아진 환율이 시차를 두고 다양한 품목에 전가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17일 오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를 열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1%로 전망했다.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1%)과 같으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2%)에 가깝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은 1470원대로 유지될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은 9월 평균 1392.38원에서 10월 1424.83원으로 1400원을 넘긴 뒤 지난달 1460.44원, 이달 17일까지 1471.9원으로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은 장중 1480원 대를 넘겼다 1479.8원으로 가까스로 1470원 대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고환율이 물가 뿐 아니라 양극화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조선 등 수출기업의 이익은 커지고 수입업체나 화학 업종 등은 굉장히 힘들어지는 등 환율 상승은 그 격차를 훨씬 크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과 외환당국 간 달러 수급 조절을 위한 뉴프레임워크에 대해 “작동하기 시작하면 수급 요인에서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프레임워크에서 논의될 사안으로 국민연금의 환 헤지(위험분산)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방안과 투자 수익 평가와 보상 체계 마련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모수개혁을 통해 앞으로 국민연금의 자산이 더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10년과는 너무 다르다”며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할 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한은처럼 다 고민할 수는 없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도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를 통해 해외투자 규칙이 너무 투명하다는 점, 수익을 원화로 평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높아보이지만 나중에 회수할 때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총재가 고환율 원인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했다는 논란일었던 것을 의식한 듯 “환율에 대해 단기적으로 수급요인을 언급하니 남탓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한미 경제성장률 차이 등 구조적인 요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는 문제만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급 요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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