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비축유 방출’ 예고에 국제유가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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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바이든 추가방출 발표 임박”
중간선거 앞두고 유가 잡기 나서
WTI 3.0% - 브렌트유 1.7% 떨어져

주먹 불끈 바이든 “중간선거 이기면 낙태법 입법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8일 수도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열린 집권 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다음 달 8일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6월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낙태권을 다시 입법하겠다고
 밝히며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주먹 불끈 바이든 “중간선거 이기면 낙태법 입법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8일 수도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열린 집권 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다음 달 8일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6월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낙태권을 다시 입법하겠다고 밝히며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좀처럼 꺾이지 않는 고물가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부가 보유한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선다. 올해 최대 규모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 이후 유가가 오르자 비상시에 대비한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잇따른 비축유 방출 결정으로 올해에만 총 1억8000만 배럴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연말경 비축유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추가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한 질문에 “내일 발표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밝힌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1000만∼1500만 배럴을 추가로 방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올 3월 말부터 6개월 동안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 여파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가 예상치보다 높은 8.2%를 기록하는 등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여론조사에서 집권 민주당의 지지율이 야당 공화당을 밑돌자 유가 하락을 통해 지지율 반전 계기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는 핵심 소재로 고물가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큰 위기를 겪었던 미국 정부는 원유 공급이 갑자기 끊기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후 남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의 소금 동굴에 원유를 저장해 왔다. 총 7억14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으며 미 대통령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이를 쓸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기대감에 일제히 하락했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64달러(3.09%) 하락한 배럴당 82.82달러에 마쳤다. 경기침체 우려도 겹쳐 WTI 가격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총 7%가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OPEC+ 감산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30일 이후 최저치였다. 영국 런던ICE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74%가량 하락한 90.0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전략비축유 방출#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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