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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피부미백 ‘미용주사’ 허가용도는 ‘간기능-약물중독 개선用’

입력 2022-09-29 03:00업데이트 2022-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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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방지-탄력개선-체지방 감소 등 허가 용도와 다르고 실제 검증 없어
표준화된 용량 없는 ‘칵테일 주사’
호흡곤란-전신쇠약 등 부작용 우려
남용땐 체내 전해질 균형 깨질 수도
광채가 돌고 젊어 보이는 피부, 피로 해소, 항노화 기능 등을 위해 요즘 인기가 많은 것이 이른바 ‘미용주사’다.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미용주사의 비급여 처방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약 1000억 원 규모에서 2021년 약 2000억 원 규모로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미용주사가 정말 항노화, 피로 해소 등의 효과로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을까? 이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을 만나 미용주사를 맞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허와 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팀장은 앞선 7월 ‘미용·건강증진 목적 주사제 성분의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팀장은 “샤넬 주사, 물광 주사, 신데렐라 주사, 태반 주사, 마늘 주사 등에 이어 최근에는 비만을 치료해 준다는 엘사 주사 등도 소개되고 있다”며 “피부 미백, 탄력과 주름 개선 등 미용 목적으로 이들 주사제가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피로 해소, 항노화, 염증 수치 개선, 독소 제거 등 건강 증진 목적으로 주사제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 허가 사항과 다르게 쓰이는 미용주사제

문제는 이런 주사제가 의료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허가 외 사항’으로 자주 처방된다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이런 주사제들이 우리나라처럼 ‘허가 외 사항’으로 남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허가 사항과 다르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미용주사제는 ‘백옥 주사’다.

이 주사는 피부 미백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상 백옥 주사는 약물중독이나 알코올중독,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하지만 멜라닌 세포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글루타치온 성분이 포함돼 피부 미백주사로 광고됐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맞는 주사가 됐다.

피부 항노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마늘 주사’는 활성비타민인 프로설티아민이 주성분이다. 이 주사는 두드러기나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의 보조 요법,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약물중독 보조 요법 등에 쓰도록 허가돼 있다.

‘태반 주사’도 마찬가지다. 자하거(紫河車·사람의 태반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 추출물이 주성분인 이 주사는 갱년기 장애 증상 개선으로 사용이 허가됐다. 그러나 피로 해소 또는 피부 미백, 항노화 등 허가 외 사용으로 자주 처방된다.

티옥트산이 주성분인 ‘신데렐라 주사’의 경우 당뇨병, 다발신경병증 완화 목적으로 허가됐다. 또는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악화시키는 유전질환 ‘리증후군’, 중독성 소음성 난청 등의 질환에 사용하게 돼 있다. 그러나 항산화 효과가 포함돼 있어 피로 해소, 피부 미용, 체지방 감소용으로 자주 처방된다.

이 팀장은 “각 주사제 성분마다 항산화와 지방 분해 효과 등을 기전으로 갖고 있긴 하다”며 “그러나 실제 인체에 사용했을 때 효과 유무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았고 부작용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주사를 오용하거나 과용할 경우 개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 여러 성분 섞인 칵테일 미용주사도 조심해야
이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미용주사를 맞기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사항을 한 번쯤은 살펴보라고 권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주사제 중에는 보건당국이 허가한 사용 내용뿐 아니라 허가되지 않은 내용이 동시에 쓰여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피부 미용이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광고되는 주사제들의 경우 비타민 성분을 섞어 투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수용성 비타민인 B, C는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인 A와 D는 체내에 축적되므로 과도하게 맞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이들 주사제를 맞은 사람들에게서 호흡 곤란, 전신 쇠약, 구토, 발진, 두드러기, 쇼크, 피부 괴사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수 성분의 주사제를 혼합해 사용하거나 용량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부작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낮다. 안전성 우려도 크다. 이 팀장은 “칵테일 주사는 어떤 성분을 어떻게 섞는지도 알 수 없다”며 “또 정맥을 통해 주입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사제를 ‘허가 사항 외’로 사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 팀장은 “주사를 맞기 전 기저질환이나 본인 건강 상태를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맥주사가 오히려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맞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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