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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10가구중 1가구 “먹을 것 부족”… 바이든 53년만에 식량안보회의

입력 2022-09-29 03:00업데이트 2022-09-2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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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인플레로 저소득층 타격
값싼 음식에 의존해 영양부족-비만
바이든 “빈곤층 악영향 양극화 심화”
학생 900만명에 무료급식 주기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아,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 백악관은 27일 2030년까지 기아를 끝내고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건강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소득이 6만7426달러(약 9439만 원)인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이들과 비만 및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는 이들이 함께 발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펼쳐지자 학생 900만 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식량 안보회의도 직접 주재한다. 백악관 차원의 식량 안보회의는 저소득층에 식품 구입 보조비를 지급하는 ‘푸드스탬프’가 도입된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행정부 이후 53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부터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미국의 식량 수급 불안정 및 비만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미 가구 10%가 식량 부족
미 농무부는 미 가정 10곳 중 1곳이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 인구통계국의 7월 조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먹을 것이 부족했던 적이 있다’고 답한 미국 성인이 2500만 명이다. 미 식량구호단체 ‘피딩아메리카’ 역시 기아 위기에 시달리는 미국인이 3800만 명이라고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로 인해 미국인의 노동 생산성, 학업 성취도, 정신 건강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사회 전반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가뜩이나 의료비용이 비싼 미국에서 저소득층의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면 결국 국가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5세 이상 인구 중 73%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OECD 38개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저소득층일수록 값싸지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비만, 당뇨병 등 각종 질환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식품 가격이 치솟은 것도 저소득층의 비만 문제를 심화시켰다.
○ 무료 급식 900만 명분 확대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900만 명의 학생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식료품점 및 시장과 먼 곳에 살지만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는 4000만 가구에 이동 수단도 제공하기로 했다. 식품업계가 설탕 및 나트륨 포함 식음료, 패스트푸드 등에 과도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제한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30%가 먹지 않고 버려진다는 점을 감안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남아도는 음식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각종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식량 불안정 및 식습관과 연관된 질병에 따른 인과 관계는 매우 심각하다”며 이것이 빈곤층에 더 큰 악영향을 미쳐 양극화 또한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인들에게 건강한 식단과 운동 기회를 늘려 더 강하고 건강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날 대책의 대부분은 의회 동의를 얻어야 실현될 수 있다.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약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바이든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으로선 해당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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