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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한탄바이러스 발견’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별세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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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노벨의학상 후보 거론
세계 첫 뇌염바이러스 조직 배양도
인촌상 1회 수상자인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2016년 주간동아와 인터뷰하는 모습. 5일 별세한 이 명예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의학자였다. 동아일보DB
한국을 대표하는 의학자인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이 명예교수는 바이러스학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은 의학자이자 미생물학자다. 지난해까지 한국인 최초의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1928년 함경남도 신흥에서 출생한 이 명예교수는 195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0, 60년대에는 뇌염바이러스 연구에 전념해 세계 최초로 뇌염바이러스 조직 배양에 성공했다.

이 명예교수는 유행성출혈열 퇴치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유행성출혈열은 국내에선 6·25전쟁 때 처음 나타나 유엔군 3200명이 사망한 병이다. 치명률이 10%에 달했다. 고인은 1976년 들쥐가 퍼뜨리는 유행성출혈열 병원체를 처음 발견하고, 한국의 지명을 따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로 명명했다. 1989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 진단키트를 개발한 데 이어 1990년 예방백신 ‘한타박스’를 개발했다. 학자 한 명이 특정 질병의 병원체와 진단법, 백신을 모두 발견하거나 개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고인을 유행성출혈열 연구협력센터 소장에 임명하며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명예교수는 1973년 고려대 의대에 부임해 1983년 의과대학장을 지냈다. 1987년 인촌상 학술부문 1회 수상자가 된 것을 시작으로 1992년 호암상, 2009년 서재필의학상 등을 받았다. 2018년엔 대한민국 과학기술 유공자로 추대됐다.

유족은 부인 김은숙 씨와 아들 성일 성균관대 공대 교수, 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발인은 7일 오전 11시 50분. 02-923-4442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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