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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지역대학이 키운 기업, 학교에 주식 기증하고 학생에 인턴십 제공

입력 2022-06-23 03:00업데이트 2022-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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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산업이 동반성장]〈3〉교내 창업 활성화하는 LINC 사업
교내 창업 기업 자체 인턴십 운영… 지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 추진
학생들도 경험 쌓으며 창업 나서… 창업공간 제공 등 성과 뚜렷하지만
지역 출신 인재 유출 문제는 여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4일 대전 유성구 한밭대에서 간담회를 열고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을 통한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 등 성과를 되짚어 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부터 6년간 진행되는 LINC 3.0의 발전 방안도 논의됐다. 유성=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코스닥 상장사 ‘나노신소재’는 박장우 대표가 대전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시절 산학협력으로 창업한 회사다. 한밭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태동한 이 회사는 자사 주식 12만 주와 학생들을 위한 강의실을 사업의 모태가 된 한밭대에 기부했다. 학교에서 탄생한 기업이 다시 학교를 지원하는 산학협력의 대표적 선순환 사례다.

2003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12년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이 도입되면서 ‘나노신소재’ 사례처럼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14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한밭대에서 간담회를 열고 LINC 사업을 통한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 등 성과를 되짚어 봤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부터 6년간 진행되는 LINC 3.0의 발전 방안도 논의됐다. 최종인 한밭대 부총장이 간담회 좌장을 맡고 김광호 ㈜비전세미콘 상무이사, 김상수 대전대 링크사업단 교수, 김진한 ㈜다른코리아 대표, 권경민 대전시 미래산업과장, 우승한 한밭대 산학협력교육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 지역 기반 창업은 지역, 학생, 기업에 모두 좋은 기회
참석자들은 LINC 사업의 성과로 지역대학 내 교수 창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천연 식용색소를 생산하는 ‘엘그린텍’은 한밭대 학생들을 위한 자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엘그린텍은 2017년 우승한 원장이 교수 창업한 회사다. 우 원장은 “올해는 인턴십을 통해 경영·경제학과 재학 중인 학생에게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일을 맡겼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해 보는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으로 기존 지역 사업체도 도움을 받고 있다. 2001년 대전에서 창업한 로봇 전문 기업 비전세미콘은 신규 비즈니스인 무인카페 로봇을 디자인하면서 한밭대 대학생들의 힘을 빌렸다. 한밭대와 비전세미콘은 ‘한집안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2020년 2학기에 디자인과, 전기과, 경영학과, 정보통신과를 중심으로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과목을 개설했다.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 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에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과정이다. 김광호 상무이사는 “당장 디자인을 매장에 적용한 것은 아니었으나 향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고 소개했다.

지역대학에서 출발한 사업체가 다시 지역 대학의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다시 창업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코리아의 김진한 대표는 한밭대 출신으로 교내 창업동아리를 통해 처음 창업을 접했다. 그는 “‘다와’라는 이름의 창업동아리를 하면서 특허 출원, 경진대회 출전 등의 과정을 배웠다”며 “후배들을 위해 창업 초기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학교 앞에 카페 형식으로 열었다”고 말했다.

○ “인재들 지역 정착 고민해야”
간담회 참석자들은 LINC 사업이 ‘기술 지원’과 ‘창업 공간 제공’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 출신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현상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무이사는 “반도체 기업이다 보니 프로그래머를 채용해야 하는데 고급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은 경력이 쌓이면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 원장도 “엘그린텍의 사원번호는 40번대인데 직원은 8명”이라며 “32명은 회사를 들어왔다가 나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종인 부총장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양성한 인재들이 지역에 뿌리내려야 한다”며 “이를 LINC 3.0에서 평가 지표로 삼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지난달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체계적으로 지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지역인재 투자협약제도’(가칭)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INC 3.0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비전세미콘은 조만간 사내 인턴십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프로그래머를 전담 강사로 지정한 뒤 대졸 예정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따로 진행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김 상무이사는 “3개월 정도 실무 교육을 받으면 다른 기업에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 밀접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대전대 교수는 “온라인을 활용한 실전 창업 교육 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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