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척에 필수 ‘탄소복합재’… 시장 키우고 전략적 지원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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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전문가들 기술 향상 제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누리호에 쓰인 탄소복합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누리호에 사용된 약 37만 개 부품 중 1, 2단 전방 동체, 2단 후방 동체와 케이블 덕트, 페이로드 페어링 등에 탄소복합재가 적용됐다. 탄소복합재는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등의 개발에 필수불가결한 소재다. 발사체에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 같은 소재와 비교해 훨씬 가벼우면서도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녀 극한의 환경을 견뎌낼 수 있다.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체를 보호하는 페이로드 페어링에 탄소복합재가 사용된 것이 대표적이다.

탄소복합재를 만든 한국화이바 측은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덜어내고 중력의 4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뎌내면서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가볍고 강한 소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화이바는 전방 동체의 3분의 2가량을 자체 개발한 탄소복합재를 사용해 추진력을 높였다.

하지만 우리의 탄소복합재 기술 개발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아직 멀다. 특히 일본은 우주 개척에 필요한 고탄성 탄소복합재 분야에서는 99.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위성을 개발하려고 해도 일본이 소재 수출을 중단하면 제대로 개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우주기술 분야 탄소복합재 개발 전문가들로부터 관련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제언을 들어봤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서현석 위성기계팀장 “탄소소재 없이 우주 개척 불가능”
“우주로 나가려면 가벼우면서도 고압과 진동 등을 견디는 소재가 필수불가결하다. 선진국에서는 연료탱크도 탄소복합재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낮은 온도의 산화제를 담을 수 있는 탄소복합재를 개발하지 못해 이를 아직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일본과 사이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우주 개발에 필요한 탄소복합재의 독자적인 개발에 더 공력을 들이고 있다.”

○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수요 시장 활성화 중요”
“발사체, 위성체, 그리고 무인항공기 등에 이르기까지 우주·항공 및 방산 분야에 걸쳐 탄소 소재 및 부품의 활용 범위가 넓다. 각국의 기술패권 경쟁, 전략물자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 탄소 소재 및 부품의 기능적 역할에 주목하고 우주·항공 분야와 탄소산업을 연계한 수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전략적 지원 절실”
“ 장기적으로 국산 발사체 수요 확대를 위해 소재·부품 공급에서부터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우주항공 분야 탄소 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 개발 사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4년부터 시작해 4년간 항공용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부품 응용 기술 개발 및 실증을 비롯해 발사체 노즐용 인조흑연 제조 실증 등을 추진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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