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국 대통령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 참석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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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서 열려
30개 동맹-파트너국과 회의 예정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촉각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6.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6.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유럽 중심 집단안보체제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나토 측의 공식 초청에 따라서 우리나라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 “정상회의 중 30개 동맹국과 파트너국과의 회의 세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트너국은 나토 훈련에 참여하거나 군사 정보 교환 등을 하며 협력 관계를 맺은 나라를 말한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 처음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등을 파트너국으로 초청했다.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으로 다자회의 참석을 택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에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자체가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나토 회원국에 보조를 맞춘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가치와 규범을 토대로 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 간 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면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회동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尹, 美중심 ‘동맹열차 앞자리’ 탑승 의지…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尹, 29∼30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 尹정부 외교 안보 방향성 시사
日기시다, 참석쪽으로 기운듯… 한일 양국 정상회담 필요성 공감
강제징용 이견 등 의제 접점 못찾아… 일부 “대중 관계 악화 우려” 시선도


윤석열 대통령이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하면서 한일 정상이 2년 반 만에 대면으로 만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40여 일 만에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방문지로 나토 정상회의를 선택한 것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 중심으로 강화되는 ‘동맹 열차’의 앞자리에 올라타겠단 의지를 보여준 결정이라는 것. 정부 핵심 당국자도 “이번 정상회의 참석은 앞선 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의 시작점이자 향후 방향까지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韓日, 정상회담 필요성엔 공감대…의제 조율은 쉽지 않아
한국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역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 총리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도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가 있어 참석 여부를 고민했지만 중국 러시아에 맞서는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참석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일 모두 아직 정상회담 일정 등 조율에 적극 나서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예민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없다”고만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국은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만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식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일본 정부 역시 한일 정상 간 빠른 만남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러 차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한미일 3국 공조 강화를 위해 한일 정상 간 조속한 대면 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의제다.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을 수 있겠느냐는 것. 앞서 4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일본에 보낸 한일정책협의대표단도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강제징용 이슈 등의 입장에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 정부 내부적으론 한일 정상 간 첫 만남인 만큼 인적 교류 정상화 등 민감하지 않은 이슈를 중심으로 회담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년 반 만에 정상이 마주 앉는 만큼 예민한 이슈도 어떤 식으로든 다뤄야 한다는 의견 역시 팽팽해 정부 내 입장 조율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尹, 나토 정상회의서 외교무대 데뷔…자유민주주의 강화 메시지에 방점
1949년 발족한 나토는 미국·유럽 중심의 집단 안보체제로 2차 세계대전 뒤 미국과 소련의 냉전 가운데 사회주의 진영에 대항하는 동맹 기구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윤 대통령이 40여 개국 정상이 모일 나토 정상회의를 국제 외교무대 데뷔 장소로 선택한 것도 미국 중심의 동맹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중추 국가’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간 회의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적극적으로 양자회담을 갖고 자유민주주의 강화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 참석으로 대중(對中)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1일(현지 시간)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물론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新)전략 개념 문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다른 당국자는 “동맹에 우리 의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크게 손상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메시지를 꼼꼼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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