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佛-獨, 실내 노마스크도 자율… 伊는 재확산에 ‘착용 의무’ 연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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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실외 마스크 해제]
美, 접종 완료자부터 마스크 해제
日, 착용 의무없지만 사회 규범화
전문가 “고위험군 감염 늘 우려”

28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법정에서 방청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 2월 말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침을 완화했다. 페어팩스=AP 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법정에서 방청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 2월 말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침을 완화했다. 페어팩스=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난 국가들은 대부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29일 AP통신을 비롯한 외신과 보건복지부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싱가포르 뉴질랜드 일본 등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정점을 지났고 백신 접종률도 충분히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실외가 실내보다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 완료자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두 달 후 델타 변이 등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CDC는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는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쓰도록 했지만 실외 착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영국은 올 1월 방역 규제를 전부 해제했다. 학교 공공장소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지만 의무는 아니다.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는 “60세 이상 인구의 90%가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았고 전문가들도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권고했다. 그러나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규범처럼 굳어져 대부분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직 마스크 착용 해제를 선언하지 않은 일본 정부는 여전히 착용하라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일본 의사회에서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6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올 2월, 뉴질랜드는 이달 초 각각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도 느슨해지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미국은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연장하려고 했지만 최근 플로리다주 연방판사가 무효로 판결해 주마다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이달 말까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려고 했지만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8만 명을 넘는 등 급증세를 보이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6월까지로 연장했다.

해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해제를 우려의 눈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코로나 끝났다는 생각 위험… 미감염자는 마스크 유지를”


시민들 “자유로운 야외활동 기대”… “나 혼자라도 계속 쓸것” 반응 엇갈려

방역당국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다음 달 2일부터 해제하기로 하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야외활동을 원하던 시민들은 “이제 답답함은 끝났다”고 기대감을 보인 반면 “혼자라도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니겠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No) 마스크’ 활동을 학수고대하던 시민들은 “이제야 마스크로부터 해방된다”며 환영했다. 직장인 김광현 씨(25)는 “주말마다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땀이 차고 숨도 크게 쉬지 못해서 불편했다”며 “크게 숨을 내뱉을 수 있게 된다니 이제야 ‘운동할 맛’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우려하는 반응도 많았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주부 이모 씨(45)는 “전교생이 모이는 운동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방역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또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정부는 50명 이상 모이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경기 관람을 제외한 모든 야외 행사에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야외 결혼식과 운동회 등의 참석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박모 씨(25)는 “손님들이 바깥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카페 안으로 들어올 때 마스크를 잘 착용할지 의문”이라며 “알바생들 사이에선 ‘대처할 일만 는 것 같다’는 반응이 벌써부터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조치에 대해 “섣부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은 시기상조”라며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뿐인데, 국민들에게 끝났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조치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있을지가 (방역당국의) 다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감염자는 혼잡한 상황의 감염을 피하기 위해 실외에서도 되도록이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실내 노마스크#착용의무#재확산#접종 완료자#코로나#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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