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막는 나무 심기, 1억 명 동참 이끄는 게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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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나눔]숲 조성 캠페인 진행하는 트리플래닛
전 세계 13개국에 262개 숲 조성… 나무 86만 그루 심고 사후 관리도
‘스타 숲’ 통해 팬들 참여 이끌어내… 친환경 화분 보급-환경 보호 앞장

지난달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 등지로 퍼진 산불은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이후 22년 만에 최대 피해를 낳았다. 산불의 여파로 서울 여의도 46배 크기의 산림과 주택 260여 채가 불탔고 주민 6500여 명이 대피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대형 산불이 더 강한 규모로, 더 자주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숲을 조성하는 일을 기업의 사명으로 삼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나무 심기’를 제안하는 회사가 있다. 숲 조성 캠페인을 진행하는 트리플래닛이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김형수 대표를 18일 서울 광진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 ‘BTS 숲’ 만들고 반려나무 분양
트리플래닛은 2010년 9월 군대 선후임 사이었던 김 대표와 정민철 이사가 “환경 문제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어린 시절 북극곰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던 김 대표는 ‘어떻게 하면 자연을 보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 왔다. 그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낮춰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것만이 북극곰의 터전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나무를 심는 것이야말로 지구온난화를 늦출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트리플래닛은 2011년부터 숲 조성 캠페인을 통해 20일 기준 세계 13개국에 262개 숲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심은 나무는 86만4658그루에 달한다. 트리플래닛은 산불 예방을 위해 소나무 등 침엽수와 물푸레나무 등 불에 강한 활엽수를 섞어 숲을 만들었다. 하나의 생태계인 숲은 여름에는 잡초 등 풀 제거, 나무의 성장에 따른 가지치기 등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 트리플래닛은 별도 인력을 채용해 숲에 대한 사후 관리를 진행한다.

트리플래닛은 숲이 지역 주민들의 수익원이 될 수 있도록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되는 나무를 심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의 경우 커피나무, 국내는 ‘꿀벌의 식량’으로 알려진 아까시나무, 헛개나무, 마가목 등 밀원수(蜜源樹)를 심는 식이다.

트리플래닛이 시작한 ‘스타 숲’은 팬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방탄소년단(BTS), 샤이니, 신화 등 여러 한류 스타의 팬클럽이 자신이 응원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숲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하는 팬 문화에서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팬 문화로의 건강한 변화에 기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트리플래닛의 주 수익원은 숲 조성에 따른 정부 및 민간 지원금과 반려나무 판매 수익이다. 김 대표는 “조성된 숲을 바탕으로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산불로 잃은 숲 되살리는 게 올해 목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가장 좋은 방법은 나무 심기”라고 강조했다. 트리플래닛은 2011년부터 숲 조성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13개국에 262개 숲을 만들었다. 2018년부터는 고객이 구매한 나무 수 만큼 회사가 숲에 나무를 심는 ‘반려나무 입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가장 좋은 방법은 나무 심기”라고 강조했다. 트리플래닛은 2011년부터 숲 조성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13개국에 262개 숲을 만들었다. 2018년부터는 고객이 구매한 나무 수 만큼 회사가 숲에 나무를 심는 ‘반려나무 입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트리플래닛은 ‘환경과 함께하는 삶’이란 가치를 일상에 퍼뜨리기 위해 2018년부터 반려나무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반려나무 사업은 시민들이 나무 심기 활동에 재미있게 동참하면서 환경 보호를 쉽게 느끼고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나무’라는 이름은 식물도 반려동물처럼 가족으로 인정받고 돌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반려나무를 한 그루 입양하면 산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고객이 한반도 멸종위기종인 나도풍란, 테이블야자, 홍콩야자, 율마 등 반려나무를 구매한 수만큼 트리플래닛은 숲에 나무를 심는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 우울감이 늘었다는 분들이 반려나무를 입양한 후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면서 “식물을 돌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보라”며 반려나무 입양을 권했다.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존 플라스틱 화분이 아닌 친환경 투명 플라스틱 화분을 만드는 과정은 SK케미칼과 협업했다. SK케미칼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에코트리아’를 이용한 화분 제작을 도왔다.

트리플래닛의 올해 목표는 산불로 훼손된 강원 강릉시 옥계 지역의 숲을 복원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복구를 완료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산불이 또 발생하면서 피해 면적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꿈꾸는 트리플래닛의 최종 목표는 ‘1억 명의 사람과 함께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 단순히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1억 명의 사람이 나무를 심고 키우는 과정에서 환경에 대해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변화가 일어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는 “우리나라는 ‘오징어게임’을 만든 나라이며, 이른바 ‘BTS 보유국’이다. 환경 문제도 대중문화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선두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기후재난#나무 심기#트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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