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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성남FC 담당 차장 “직 던져야 수사 가능해져”… 檢 자체조사 착수

입력 2022-01-27 03:00업데이트 2022-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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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재명 성남FC구단주 3년간 기업 특혜주고 160억 후원금 의혹”
지난해엔 후원금 9억으로 줄어… 성남시는 사용내역 공개 거부
檢수사팀 “보완수사 필요” 요청… 박은정 지청장 계속 반려 의견
李 대학후배 신성식 지검장이 조사… “진상규명 제대로 되겠나” 우려
프로축구단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처리를 놓고 박은정 성남지청장(50·사법연수원 29기)과 갈등을 겪다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48·31기)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검찰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감찰이나 수사로도 확대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 수사팀 “보완 수사 필요” vs 지청장은 거듭 반려
김오수 검찰총장은 26일 성남지청의 상급기관장인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사안의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박 차장검사는 검찰 인사가 단행된 25일 검찰내부망에 글을 올려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박 차장검사는 주변에 “이렇게 사직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직을 던져야지 수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장검사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는 이 사건을 둘러싼 박 지청장과의 갈등이 작용했다고 검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시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15∼2017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로 재직 시 두산건설 등 6개 기업들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대신에 후원금과 광고비 등 명목으로 160억 원을 받았다며 이 후보를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당시 160억 원에 달했던 성남FC 후원금이 지난해에는 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남시에 후원금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성남시는 이를 거부해왔다.

바른미래당 고발 후 3년 3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해 9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고발인 측이 경찰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해당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성남지청은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기록 재검토에 나섰다. 주임검사인 A 검사는 사건 기록을 검토하면서 경찰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사건에 대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내용은 박 차장검사를 통해 박 지청장에게 보고됐다. 하지만 박 지청장은 보완 수사 필요성 의견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수사팀은 수차례 보완 수사의 필요성을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은 계속 반려 의견을 냈다고 한다.
○ 박하영 “공직자로서 특별히 드릴 말씀 없어”

검찰 내부에선 수사팀이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온 160억여 원 가운데 상당한 액수가 성남시 산하 체육단체 등으로 흘러 들어간 뒤 현금 등으로 인출된 흔적을 포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사팀이 의심스러운 자금 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을 하려 했는데 박 지청장이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박 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재직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검찰 내부에서 대표적인 친정권 성향 검사로 분류돼 검사장 승진 1순위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송치 사건을 4개월째 검토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차장검사를 포함한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에도 지청장이 명확한 근거 없이 보완 수사를 막았다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남지청 관계자는 “(박 지청장이 계좌 추적을 막았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박 지청장이 사건 기록을 다 가져가 수사팀이 못 보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사의 파동의 당사자인 박 차장검사는 26일 오전 성남지청으로 정상 출근했다가 오후에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검찰청을 나섰다. 박 차장검사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금은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며 “공직자로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A 검사가 이 사건 처리 과정을 일지에 기록해 박 차장검사에게 건넸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의지를 갖고 진상 파악에 나설 경우 이 일지가 구체적인 증거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 수원지검장이 이 후보의 중앙대 법대 후배인 데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도 여권 성향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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