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경제

탄소 배출 ‘제로’ 볼보공장… “동물가죽 시트 2030년 퇴출 목표”

입력 2022-01-19 03:00업데이트 2022-01-19 04:2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모두를 위한 성장 ‘넷 포지티브’]
1부 기업, 더 나은 세상을 향하다
〈3〉볼보의 토르슬란다 공장 가보니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가스, 산업폐열 지역난방을 이용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 볼보의 첫 생산기지인 토르슬란다 공장에서 차량을 제조하는 모습. 볼보 제공
13일(현지 시간) 스웨덴 서부 항만 도시 예테보리. 도심에서 예타강을 건너 북서쪽으로 12km가량을 가니 ‘볼보’의 토르슬란다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1964년 문을 연 이 공장 전체 면적은 45만 m²(약 13만6000평)에 이른다. 6500명의 근로자가 연간 3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스웨덴 최대 자동차 공장이다. 스웨덴의 자랑 볼보의 상징이면서 가장 오래된 이 공장은 지난해 ‘기후중립’ 시스템을 구축했다. 볼보 내 자동차 생산시설로는 최초였기에 스웨덴은 물론이고 유럽 전체에서 화제가 됐다. 기후중립은 탄소중립, 즉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 상태를 뜻한다.
○ 가장 오래된 볼보 공장이 이룬 기후중립

공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토르슬란다 공장은 볼보 최초로 기후중립 자동차 생산시설을 구축한 곳”이라며 “지속가능성을 배제하고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토르슬란다 공장 사용 에너지(전력)의 25%는 ‘바이오가스’로 충당한다.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에서 나온 메탄, 이산화탄소를 에너지화한 것이다. 직원들이 직접 나서 공장 건물 주변에 설치된 큰 파이프를 가리키며 “바이오가스가 공장으로 유입되는 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25%는 ‘산업폐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된다. 제조업 공장,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버려지던 에너지로 자동차를 만드는 셈이다. 나머지 50%는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탄소 배출이 없는 방식으로 확보한 전기를 활용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한 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차량 생산에만 267만 MWh에 이른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제로에 성공한 것에 대해 스웨덴 언론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등 탄소가 배출되는 에너지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도장 공정이 난제였다. 자동차에 페인팅을 한 후 150∼180도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오븐이 필요하다. 에너지가 많이 요구되는 공정이라 천연가스, 석유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공정에 ‘바이오가스’를 사용한 것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공장 곳곳에 자동차 생산 중 버려지는 고철을 모아 두는 보관함이 보였다. 산업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공장 내부 쓰레기통도 남달랐다. 음식물 등을 모으는 유기물 분리함은 바이오가스 원료를 보다 쉽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폐열을 확보하기 위한 소각용 함을 따로 둔 분리수거용 쓰레기통도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공장 측은 자동차 생산에 쓰이는 에너지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약 7000MWh를 감축했다. 스웨덴 가정 450곳이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공장 측은 “2023년까지 연간 약 2만 MWh를 추가로 줄이고 2025년까지 자동차 1대 생산당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안나 빌헬름손 개발 부문 매니저는 “지난해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에너지 비용이 4, 5배로 늘었다.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에너지 비용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 “지속가능한 기업이 미래와 성과 모두 잡는다”
토르슬란다 공장은 자동차의 소재를 통해서도 탄소 배출 저감에 나서고 있었다. PR파트 소속인 메라위트 하테 씨는 ‘가방’을 보여줬다. 가죽처럼 보이는 재질이었는데 ‘노르디코(Nordico)’란 새로운 소재라고 했다.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PET)병이나 와인을 마신 후 남은 코르크 등으로 만든 소재다. 토르슬란다 공장 측은 “전기자동차 C40 리차지를 시작으로 볼보 차량 시트에 노르디코를 사용하게 된다”며 “동물 천연가죽 시트는 2030년까지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고 했다. 소 한 마리가 연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가솔린 자동차가 1만 km 이상 달릴 때 나오는 탄소량에 맞먹는다. 가죽 시트를 쓰지 않으면 그만큼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셈이다.

볼보 공장과 사무실 곳곳에 ‘sustainable and safe way(지속가능하고 안전한)’란 문구가 붙어 있었다. 볼보는 자동차부품을 재사용해 수명을 늘리는 등 2025년부터 250만 t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 크로나(약 1331억 원)를 절약하고 2040년까지 생산의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방침이다. 스튜어트 템플러 글로벌 지속가능성 부문 이사는 “세계 주요국이 탄소 배출 관련 규제와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와 직결되며 그 자체가 큰 사업적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기후중립 움직임의 선두에 선 것으로 평가되는 볼보는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차량 판매를 늘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37만여 대였던 볼보의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69만여 대로 가파르게 늘었다.

토슬란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