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뜻 받들어”…유족연금 4년째 기부한 퇴직공무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4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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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제공
제천시 제공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의 유지를 존중해 공무원 연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합니다.”

충북 제천의 한 퇴직 공무원이 동료였던 아내가 5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받고 있는 유족연금을 4년째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4일 제천시에 따르면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은 아내인 고 김기숙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이 남긴 2021년 분 공무원 유족연금 1080만 원을 직접 쓴 기탁서와 함께 3일 제천시인재양성재단에 전달했다.

윤 원장은 “40여 년간 공직에 있었던 아내는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고, 제천시의 인재육성장학기금 100억 원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흘렀지만 아내의 유지를 존중해 자녀들과 함께 유족연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의 아내는 1977년 공직에 입문해 제천시 일반 행정직 최초로 여성 서기관에 오르는 등 업무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017년 12월 60세로 사망했다. 윤 원장에 따르면 고인은 당시 “우리의 삶을 위해 저축한 것에서 1억 원을 인재육성기금으로 기부하고 유족연금도 매달 모아 연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윤 원장은 이듬해 6월 아내의 퇴직 수당 1억 원을 재단에 기부하고, 매달 나오는 유족연금 90만 원을 모아 해마다 연말에 인재육성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윤 원장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의 뜻을 존중해 해마다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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