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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횡설수설/이진영]25년 내 대학 절반 소멸

입력 2021-12-07 03:00업데이트 2021-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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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24년 전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30년 후 대학 캠퍼스는 역사적 유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고,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대의 변화에 대비하라는 뜻에서 던진 충격 발언이었는데 국내에선 실제로 25년 내 대학의 절반이 소멸된다는 예측이 나왔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5일 주최한 ‘미래전망 전문가 포럼’에서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면서 2042∼2046년 국내 대학 수가 190개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현재 대학이 385개이니 25년 후엔 절반만 남게 되는 셈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학 생존율이 75% 이상인 곳은 서울(81.5%)과 세종(75%)뿐이다. 경남(21.7%) 울산(20%) 전남(19%)은 5개 중 4개가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입시부터 학생수가 입학 정원을 밑돌면서 지방대들은 소멸의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지방 수재들이 가던 국립대 수학과를 수학 8등급 학생이 가고, 지원자 전원이 합격하는 학과들도 속출했다. 속이 타는 대학들은 ‘원서만 내면 100% 합격’이라고 모집 공고를 내거나 ‘1년 학비 면제+토익 수강비 지원’ 같은 유인책을 제시한다. 성적과 무관하게 들어온 학생들에게 고교 수학 과학을 가르치려고 사교육업체와 계약을 맺는 대학도 있다.

▷대학의 소멸은 지역 경제의 위기다. 대학생 1명의 월 경제유발 효과가 100만 원이라고 한다. 2018년 서남대 폐교 전후 6년간 전북 남원시의 연간 소득 감소액은 260억∼344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 남원시 총예산의 4.5∼6%다. 2010년부터 8년 연속 부실 대학 지정으로 학생수가 꾸준히 줄지 않았다면 폐교의 충격은 더했을 것이다(국토지리학회지 논문). 가야대와 단국대 캠퍼스가 2003년과 2007년 빠져나간 후 경북 고령군과 서울 용산구의 서비스업 고용은 약 6% 줄었다(KDI 보고서). 대학이 지역 문화의 구심점임을 감안하면 폐교로 지역 사회가 입는 손실은 더욱 커진다.

▷학생수 급감이 아니라도 지금의 교육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래학자 프레이는 “앞으로는 평생 10개 직업을 바꿔가며 일하게 될 것”이라며 평생교육 수요에 대비하라고 제안했다. 코로나로 미국을 포함해 대부분 나라에서 유학생이 줄어든 데 비해 한국은 한류 덕에 올해 외국인 유학생 수가 12만 명으로 2019년보다 19.8% 늘었다. 공간적 시간적으로 시야를 넓혀 새로운 교육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대학 소멸을 막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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