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이버 2번째 데이터센터, 로봇이 서버·시설 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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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2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선 2023년부터 수십 대의 로봇이 건물 안을 다니면서 서버와 시설을 알아서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겁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5세대(5G) 이동통신 등의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연구하는 기업이다.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로봇 공학자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데이터센터와 네이버 제2사옥에서 활용할 브레인리스(뇌 없는) 로봇은 AI 클라우드 5G 등이 모두 적용된 첨단 기술을 집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6500억 원을 들여 세종시에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갖출 수 있는 총 면적 29만3697㎡ 규모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고 있다. 2023년 초 공개 예정으로 네이버의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보다 6배 이상 넓다.

네이버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관리하기 위해 5G로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한 브레인리스 로봇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직원들이 모든 서버의 현황을 관리하고 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종시 데이터센터에선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한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직원이나 방문자가 넓은 데이터센터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석 대표는 “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내년 1분기(1~3월) 중 공개 예정인 제2사옥에서부터 네이버랩스의 브레인리스 로봇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의 본사 바로 인근에 지어진 건물 내부에선 이미 수십 대의 로봇을 가동하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하반기(7~12월) 중에는 100대 이상의 로봇이 제2사옥에서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랩스가 제2사옥과 신규 데이터센터 등에서 대규모 로봇을 운용하기로 결정한 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인간과의 상호 작용이다. 인간이 불편하게 느끼는 로봇은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네이버랩스는 엘리베이터에서 로봇과 인간이 동시에 탑승하는 상황을 가정해 적절한 거리 유지 범위나 위치 기준 등도 장기간 연구를 거쳐 정했다. 원충열 네이버랩스 리더는 “인간이 로봇의 행동을 예측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물밑에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로봇과 클라우드 서버와의 통신망 연결 기술도 중요한 과제였다. 로봇이 클라우드 서버와 지연 없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은 기존 통신 사업자의 망을 사용하거나 와이파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다.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수십 대의 로봇이 서버와 시설을 관리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랩스 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 제2사옥에 자체 5G 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정부도 마침 통신 사업자가 아닌 기업, 기관도 건물 등 제한된 지역에선 5G 망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석 대표는 “네이버 임직원과 로봇이 쓰는 5G 망을 구분하고 ‘백업 인프라’도 갖춰서 통신망이 끊기는 일은 없도록 조치를 해뒀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랩스는 첨단 기술을 들고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소프트뱅크와 일본에서 도시 단위의 고정밀지도(HD)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AI, 로봇, 클라우드 기반 지도 제작 기술을 총체적으로 활용한 사업이다. 5G 망으로 클라우드 서버와 로봇을 연결하는 기술 등은 미국 인텔과 협업 관계를 구축해뒀다.

석 대표는 “기술력만으로 세계적인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라며 “더 많은 글로벌 협업 사례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남=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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