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여성 살해’ 피의자는 35세 김병찬… 신상공개

권기범 기자 입력 2021-11-25 03:00수정 2021-11-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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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미리 흉기준비 잔인하게 살해… 범죄예방 등 공공이익 고려해 공개”
유가족 “경찰 책임 규명을” 靑 청원
경찰이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병찬(35·사진)의 신상을 24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피의자 김병찬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병찬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어 살인 혐의가 입증된다고 보고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신상 공개를 통해 얻는 범죄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찬은 19일 오전 11시 33분 서울 중구 저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A 씨(32)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병찬은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유가족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게시자는 “살인범은 신체적 우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누나(A 씨)를 협박하고 괴롭히면서 공포에 떠는 모습을 즐겼다. 수시로 휴대전화를 검사해 메시지를 지우고, 어디 전화하는지 감시했다”고 했다. A 씨가 증거 제출을 위해 남겨놓은 기록에는 김병찬이 “난 너 없으면 못 산다. 헤어질 바엔 죽겠다. 하지만 혼자 죽기는 억울하니 널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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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은 A 씨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7일부터 사건이 발생한 19일까지 경찰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A 씨가 7일 김병찬에게 협박을 당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공포감에 횡설수설하자 한 경찰관이 A 씨에게 ‘진짜 협박을 받은 게 맞냐’고 물었다고 한다. 또 “9일 김병찬이 A 씨의 회사로 찾아와 112에 신고했을 때에도 경찰이 ‘증거가 없으면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유족들은 “김병찬이 9일 100m 이내 접근과 전화 통화 등을 금지하는 잠정조치를 받았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며 책임자를 규명하고 개선 방안을 명확히 제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해당 대화는 실제로 없으며, 대신 ‘경찰을 보내주겠다. 어디로 보내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지금은 현장을 벗어나 먼 곳에 있고 피혐의자도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통화했던 112 접수자는 A 씨에게 “(현재 상황에선 신고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저녁이나 내일 출근할 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하면 도와주겠다”고 응답했고, 실제로 9일 저녁 경찰이 집까지 동행했다고 한다.

최근 김병찬 사건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24일 전국 14만 경찰관에게 서한문을 보내 비상대응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김 청장은 서한문에서 “두 사건 모두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경찰이 현장에 있지 못했다”며 “경찰관의 자세와 교육·훈련·출동 체계 등을 심층적으로 살피고 즉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확실히 일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신변보호#여성 살해#김병찬#신상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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