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안 해?”…女후배 기절할 때까지 때린 男승마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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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7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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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화면 갈무리
MBC 보도화면 갈무리
전국 승마대회를 하루 앞두고 한 승마선수가 후배 선수를 폭행한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북 상주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남자 승마선수 A 씨(20)는 후배인 여자 승마선수 B 씨를 폭행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A 씨는 B 씨의 목을 강하게 가격하고 B 씨가 쓰러지자 일으킨 뒤 멱살을 잡고 뺨을 때렸다. 또 B 씨를 밀어 쓰러뜨린 다음 발로 배를 툭툭 쳤다. 이후 다른 3명이 주차장으로 와 B 씨의 상태를 살피고 일으켜 세운 뒤 일행 중 한 명의 방으로 B 씨를 들어 옮겼다.

A 씨를 포함한 선배들은 모두 술을 마신 상태였는데 B 씨가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했다. 그리고 이들은 주차장에서 폭행으로 기절한 B 씨가 정신을 차리자 ‘별일 아니니 넘어가자’며 압박했다.

B 씨는 “(선배들이)‘그냥 우리 좋게 풀자. 안 그러면 너 나중에 더 혼날 수도 있다’, 한참 뒤에 (때린 사람이) 보여주기식으로 저한테 ‘내가 때린 거는 미안해, 내가 때린 건 잘못했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B 씨는 두 시간 동안 방에 갇혀 있다가 자기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B 씨는 다음날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A 씨와 선배들은 대회에 참가했다. B 씨의 코치는 A 씨의 코치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무슨 뺨따귀 하나 맞은 걸로 일을 크게 만들어, 그거 한 대 까불어가지고 때렸다고 뭐 어쩌라고”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A 씨는 취재가 시작되자 B 씨에게 장문의 사과 메시지를 보내 “정말 미안하다. 많이 후회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이 반성 중이고 후회 중이다. 너만 괜찮다면 너 있는 곳으로 가서 직접 얼굴 보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선배 선수들은 B 씨를 강제로 방에 데리고 간 건 아니고 화해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도 피해자의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폭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B 씨는 “내가 다시 저렇게 시합을 뛸 수 있을까… 말이 너무 좋은데, 왜 자꾸 제가 좋아하고 즐기는 제 운동을 못 하게 되는지”라고 토로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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