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오바마, 빈라덴 사살 망설인 이유는

전채은 기자 입력 2021-07-31 03:00수정 2021-07-3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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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버락 오바마 지음·노승영 옮김/920쪽·3만3000원·웅진지식하우스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제로니모 작전)을 진행 중이던 2011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대테러센터(NCT)에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감시 중인 사람이 빈라덴일 가능성을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CIA는 그가 빈라덴일 가능성을 60∼80%로, NCT는 40∼60%로 각각 분석했다. 윌리엄 맥레이븐 합동특수전사령관을 비롯한 고위 군사 전략가들이 빈라덴 사살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실패 가능성을 완전히 피할 순 없었다. 대통령의 결단만이 남은 상황. 오바마는 신간에서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나는 가능성을 평가할 더 나은 과정들을 마련할 수 없고, 나의 판단을 도와줄 더 훌륭한 사람들을 영입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오바마가 자신의 대통령 재임 시절을 다룬 첫 회고록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에피소드들을 솔직히 풀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 오바마가 임기 내내 정치적 반전이 없다는 이른바 ‘노 드라마(No drama)’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닌 이유를 알 수 있다.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가에게 달갑지 않은 수식어이지만, 오바마는 미국의 숙적 빈라덴 사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주저했다. 4개월의 숙고 끝에 “결국 확률은 반반이다. 시도해 보자”는 오바마의 결단으로 작전이 성공을 거두자 미국 사회에선 통합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상황에서 오바마는 행정부에 공을 돌리기에 앞서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죽여야만 하나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책에는 ‘인간 오바마’의 모습도 담겼다. 여느 10대들처럼 파티를 좋아하는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대학 진학 후 찬 음식도 마다하지 않는 검소한 삶을 살았다. 그러면서 ‘어떤 사회운동이 실패 혹은 성공하는지’와 같은 문제들에 골몰했다. “행동보다 사변을 좋아했다”는 오바마의 회고는 제로니모 작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그의 행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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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오바마#제로니모 작전#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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