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라[Monday HBR]

램 차란 컨설턴트, 데니스 캐리 콘페리 부회장, 빌 맥냅 뱅가드 전 회장, 정리=배미정 기자 입력 2021-07-19 03:00수정 2021-07-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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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많은 이사회와 경영진이 행동주의 투자자를 경계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악의 근원인 것처럼 치부해서는 안 된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목표가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기업에 필요한 정보의 원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회사의 전략과 구조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누구보다 더 광범위하게 분석 작업을 펼친다.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전·현직 직원, 공급업체, 고객을 인터뷰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들이 기업의 성과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는 얘기다.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들과 대화를 통해 회사의 약점을 확인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행동주의 투자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우선 행동주의 투자자의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기업에 가장 큰 위협은 행동주의 투자자 중에서도 단기로 투자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바로 인수 입찰을 시작하려는 이들이다. 이런 단기 투자자를 방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대형 투자자들을 가까이 두면서 내 편이 되도록 설득해 함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적대적 인수자는 홀로 행동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회사 주식의 절반 이상은 상위 10개 투자자가 나눠서 소유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어떤 행동주의 투자자도 다른 대형 투자자의 지원 없이 회사를 쪼개거나 이사회나 최고경영자(CEO)를 쫓아낼 수 없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기업에 투자하고, 심지어 이사회에 합류한 경우에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이들을 활용하는 게 좋다. 이들의 경영 개입은 기업에 일종의 위협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사회에서 자기 입장만 강요한다면 그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내용을 주의 깊게 듣고 난 다음에 판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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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행동주의 헤지펀드 밸류액트캐피털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분 20억 달러어치를 인수한 후 MS가 노키아의 모바일폰 사업 인수에 72억 달러를 지출하는 등 여러 차례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하자, 자사 사장을 MS 이사회에 합류시켰고 이후 스티브 발머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런 변화는 결과적으로 MS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데 도움이 됐다.

행동주의 투자자 입장에서 사고해 보는 것도 경영진과 이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행동주의 주주가 발견할 만한 회사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보는 것이다. 예컨대 저평가된 주식은 행동주의 투자자가 흔히 찾는 타깃이다. 이런 기업은 경영진이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에 회사의 전략이나 그 잠재력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를 이끄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또 일부 행동주의 주주들은 단지 빠른 이익 회수만 원한다. 이사회가 투자자의 오랜 신뢰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핵심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사회는 경영진의 장기 계획이 차질 없이 실현되도록 투자자들과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기업은 일명 ‘투자자의 날’을 열기도 한다. 현명한 경영진은 이를 기회 삼아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JP모건체이스는 투자자를 위해 모든 사업 부문을 다루는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한다. 경영진은 콘퍼런스 3개월 전부터 대답해야 할 질문을 서로에게 물으며 철저히 대비한다. 제록스의 전 CEO이자 이사회 의장인 앤 멀케이도 18개월∼2년마다 상위 20∼30개 투자사를 만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실천했다. 그는 특히 대형 투자자의 미팅 요청은 항상 수락했다. 정기적인 미팅이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CEO이자 회장인 워런 버핏도 투자자들에게 개방적인 태도로 유명하다. 그는 주주를 자신의 형제자매처럼 대하며 자신이 무엇을 우려하는지, 다양한 사업들의 가치가 어떤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이처럼 경영진과 투자자가 정기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통해 투자자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고, 이사회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7·8월호에 실린 ‘투자자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기’를 요약한 것입니다.

램 차란 컨설턴트
데니스 캐리 콘페리 부회장
빌 맥냅 뱅가드 전 회장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행동주의 투자자#유형 파악#적극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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