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알펜시아리조트, 이번엔 ‘꼼수 매각’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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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참여 2곳 모두 ‘KH 관계업체’… 경쟁 성립 위해 ‘들러리’ 동원 의혹
야당, 매각 과정 투명성 문제 제기… 강원도는 “절차에 문제 없다” 반박

강원 평창군의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호텔, 콘도, 골프장, 워터파크, 스키장 등을 갖춘 사계절 종합 휴양지로 조성됐지만 초기부터 막대한 부채로 인해 ‘혈세 먹는 하마’로 꼽혀 왔다. 알펜시아리조트 제공
강원 평창군의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호텔, 콘도, 골프장, 워터파크, 스키장 등을 갖춘 사계절 종합 휴양지로 조성됐지만 초기부터 막대한 부채로 인해 ‘혈세 먹는 하마’로 꼽혀 왔다. 알펜시아리조트 제공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가 최근 공개 매각에서 7100억 원에 최종 낙찰됐으나 다시 ‘꼼수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부채 7700억 원의 알펜시아는 지난달 24일 공개 매각에서 최종 낙찰됐다. 5번의 입찰 끝의 낙찰자는 전자부품 소재 및 조명 전문기업인 KH필룩스의 자회사 ‘KH강원개발주식회사’다.

강원도개발공사가 매각 지원단 구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입찰 과정의 문제가 제기됐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13일 “KH강원개발주식회사 외에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이 KH그룹 관계사로 확인돼 꼼수 매각 및 사전조율 의혹이 있다”며 “강원도 감사위원회가 입찰방해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되는 요건을 맞추기 위해 KH강원개발주식회사가 자회사를 내세우는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야당들도 강원도와의 사전 조율 및 헐값 매각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정의당 강원도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입찰 담합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낙찰을 취소해야 한다”며 “최문순 지사는 입찰 담합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도민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매각이 늦어져도 8000억 원대 이하 헐값 매각은 절대 없다고 누차 공언했지만 갑자기 7100억 원으로 처리한 까닭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증폭된다”며 헐값 매각 의혹을 제기됐다.

알펜시아 운영사인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공개 매각은 공신력 있는 회계법인에 의뢰해 자산처분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됐고, 강원도는 최종 낙찰자만 통보받기 때문에 응찰자를 알 수 없었다”며 “7100억 원은 헐값이라 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최 지사도 “입찰은 국가기관이 엄중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에 불법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민들은 “매각 과정에 불법이 있다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알펜시아가 ‘혈세 먹는 하마’로 꼽혀 온 만큼 하루빨리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이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조성된 알펜시아는 잦은 설계 변경과 분양 저조로 1조189억 원의 빚을 떠안았다. 지금까지 원금 2461억 원과 이자 3771억 원 등 총 6232억 원을 갚고도 7728억 원(5월 말 기준)의 부채가 남아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평창#알펜시아리조트#매각#꼼수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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