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음악제 만든 한국 피아니스트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7-12 03:00수정 2021-07-1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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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레 음악축제’ 감독 김정은
첼레성 등 4곳서 8번 콘서트
“특색 있는 축제로 키울 것”
첼레 여름 음악축제를 창설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은은 “일상의 활기가 사라진 오늘날이기에 음악은 더욱 소중한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첼레 여름 음악축제 홈페이지
20대 한국 피아니스트가 독일에서 음악축제를 창설한다. 8월 6∼15일 열리는 첼레 여름 음악축제(Celler Sommerkonzerte)의 예술감독 김정은(27)이 그 주인공. 1315년 건립된 첼레성(城) 등 네 곳에서 여덟 개의 콘서트를 펼치고 피아니스트 베른트 괴츠케의 마스터클래스도 연다.

김정은은 2009년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콩쿠르에서 금호영재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교향악축제에서 역대 최연소인 15세 나이로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2011년 독일 하노버음대에 진학한 뒤 ‘세브린 김’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 첼레 부근에서 콘서트를 열었죠. 연주를 보신 분들이 ‘지역에서 좋은 음악을 자주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용기를 얻어 지역 관공서와 후원 기관들의 문을 두드리며 추진해 나갔습니다.”

첫 번째인 올해 축제 주제는 ‘늦었지만 베토벤(Beethoven-nachtr¨aglich)’. 지난해 탄생 250주년을 맞았지만 코로나19로 충분히 조명 받지 못한 베토벤의 음악을 재조명한다. 여덟 개 콘서트 중 다섯 차례에 김정은이 직접 피아니스트로 출연한다. 코로나19가 도움이 된 점도 있었다. 연주 기회를 잃었던 여러 연주가가 출연 제안에 선뜻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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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연극배우 겸 낭송가 요하나 크룸스트로와 함께 펼치는 콘서트 두 개는 특히 흥미롭다. 오후 4시에는 젊은이들이 보내온 ‘코로나19 속의 일상’ 메시지를 크룸스트로가 낭송하고 김정은이 연주를 펼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슈베르트,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하고 크룸스트로는 두 작곡가와 문호 횔덜린의 삶에 대해 독일어권 문인과 연주가들이 쓴 글을 낭송한다. 두 사람이 2년 전부터 독일 곳곳에서 낭송과 음악을 결합해온 시도의 일환이다.

마스터클래스를 여는 괴츠케는 하노버음대에서 김정은을 가르쳐온 은사. 축제 마지막 날인 15일에 마스터클래스에서 가르친 학생들과 두 차례 콘서트를 연다. 같은 학교에서 김정은에게 실내악을 지도해온 피아니스트 마르쿠스 베커도 13일 하이든 콘서트로 축제에 참여한다.

김정은은 “지역 내 여러 기관과 기업에 신청해서 축제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받았다. 정해진 양식을 채워가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다”고 말했다. 특별히 감사를 표하고 싶은 곳도 있다. “유럽 인증 마스크가 필요해서 우리나라의 마스크 제작업체 에스제이 이노베이션에 축제 로고를 인쇄한 마스크를 제작할 수 있는지 여쭤봤죠. 얘기를 듣더니 1200장을 선뜻 무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그는 “큰 규모를 욕심내기보다 지역사회의 반응을 보며 매년 내실 있고 특색 있는 축제로 키워 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첼레 여름 음악축제 음악감독#김정은#한국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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