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켤때 선풍기 활용… 아침-저녁 실내 환기를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07-10 03:00수정 2021-07-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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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기료 폭탄 피하려면
에어컨 바람 천장 향하게 설정하고, ON-OFF 반복보다 온도-풍량 조절
문 열고 냉방땐 수요전력 4.4배 ↑… 커튼-블라인드로 햇빛 막아도 도움
여름철 문을 연 채 냉방하면 전력을 과도하게 소비하게 된다.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여름마다 이런 상가들을 찾아다니며 문 닫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제공
서울 성동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권모 씨는 여름에 에어컨을 사용할 땐 항상 선풍기를 같이 틀어둔다. 선풍기로 냉기가 집 안 구석구석에 퍼지게 하면 굳이 에어컨 바람을 강풍으로 설정해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권 씨는 휴대전화가 충전되면 바로 충전기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빼두는 작은 실천도 함께 한다. 그는 “작은 노력으로도 전기 에너지 사용량이 20∼30%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2011년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늦은 장마로 습해진 실내를 관리하기 위해 에어컨 가동이 많아지고 경기 회복세로 공장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며 전력수급 경보가 발동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정부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수요를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집과 일터에서 우리 스스로 전기료도 아끼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전기 절약법을 소개한다.

○8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경보 발령 가능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보면 8월 둘째 주 전력 수요는 94.4GW(기가와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과 경기 회복으로 전력 수요가 늘며 111년 만의 폭염을 겪었던 2018년(92.5GW)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결국 부담이 늘어나는 건 이용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2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어도 전기를 많이 쓰면 전기요금은 더 내야 한다. 게다가 한전은 “국제유가의 흐름 등을 감안해 4분기 요금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전기 절약 습관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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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정에 설치된 에어컨은 실내 적정 냉방온도를 준수하고 기기를 관리하는 게 전기요금 절감의 지름길이다.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에 따르면 냉방 시 실내온도를 1도만 높게 설정해도 에너지 소비량은 약 4.7% 줄어든다. 실내와 외부 온도 차는 5, 6도 수준으로 조정하고 실내 습도를 40∼70% 수준으로 유지하면 효율이 가장 높아진다. 적정 냉방온도는 26도다.

바람의 방향도 중요하다. 더운 공기는 위쪽으로 뜨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 방향을 천장 쪽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 변화에 따라 에어컨을 끄고 켜길 반복하기보다는 풍량이나 설정온도를 조정하면서 연속 운전시키는 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법이다.

실외기도 잘 관리해야 한다. 에어컨은 실내의 뜨거운 공기를 에어컨 본체가 흡수해 실외기를 통해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실외기 주변에 물건이 쌓여 있으면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니 냉방 성능이 떨어진다. 특히 실외기를 베란다에 설치한 경우 베란다 창문을 닫은 채로 에어컨을 켜면 과열돼 화재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통 “에어컨을 켰으면 선풍기는 꺼야지”란 말을 하기 쉽지만 사실 둘 다 함께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 에어컨을 강풍으로 틀지 않고도 선풍기로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열고 냉방’, 에너지 낭비 주범

상가 점포들은 여름철 에어컨을 켠 채 영업할 때가 많다. 무더위에 지친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좋은 전략이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정모 씨는 “문이 닫혀 있으면 손님들이 더운 날 굳이 문을 밀고 들어오려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며 “가게 가까이 왔을 때 문 쪽에서 냉기가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가게로 들어오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에 따르면 문을 열고 냉방하면 최대 수요 전력이 문 닫고 냉방할 때의 4.4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문 열고 냉방’은 여름철 에너지 낭비의 주범인 셈이다.

상가에선 ‘환기’로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바깥 온도가 많이 높지 않다면 충분히 환기해 실내외 온도를 맞춘 다음 에어컨을 가동하는 게 전기를 아낄 수 있는 비법이다. 초저녁이나 아침 등 바깥 온도가 낮을 때엔 환기만으로도 실내 냉방 부하를 막을 수 있다.

상가 내에 창문이 있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 단열필름을 사용해 실내에 태양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집중식 냉방 설비가 있는 건물이라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전기사용 피크 시간대에 가스냉방 등 비전기식 냉방설비를 가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물 관리자라면 냉방설비의 이상 유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줄줄 새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열을 식히는 장치인 냉각탑은 소음이나 진동, 모터 마모, 부식 여부를 파악해야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냉동기는 매주 오일 잔여량을 점검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오일 유출 여부와 압력게이지 수준 등을 봐야 한다. 1년에 한 번씩 온도센서도 점검해줘야 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전기 요금#선풍기#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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