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외상 없어도 한달간 살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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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량 줄고 잦은 변비-설사
불안 등 심리적 증상 동반도
3주 정도 치료 받으면 완화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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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통사고는 일년 중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지난해 12세 이하 월별 어린이 교통사고는 5∼7월이 평균 89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외출과 여행,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경미한 사고로 외상이 없더라도 아이들의 여러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혜미 함소아한의원 광교점 원장은 “성인의 교통사고 후유증은 근육이 긴장하거나 손상되면서 뒷목, 어깨, 허리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지만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관절이나 근육이 유연하기 때문에 근육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는 적다”며 “반면에 사고로 놀라거나 긴장하면서 기운이 막혀 순환이 안 되고 잠을 못 자거나 식욕저하, 배변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증상이 가장 대표적이다. 아이가 사고 후 평소보다 자주 깨서 엄마를 찾거나 ‘야제증’처럼 자다가 자지러지게 울기도 한다.

아이들은 불편한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사고 직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전보다 식사량이 줄었거나 복통을 호소하는 일이 잦고 변비나 설사 등 이전과 다른 배변 패턴을 보인다면 교통사고 후유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심리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아이가 사고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하거나 차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등 두려움과 불안함을 표현할 수 있으니 사고 전후로 나타나는 아이들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파악해야 한다.

먹고 자는 일상적인 생활 리듬이 흔들리고 깨지면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3주에서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후유증 증상이 줄고 큰 문제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박 원장은 “외상이나 타박상, 골절이 없고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도 문제가 없는데 아이가 증상을 보인다면 한방 치료가 교통사고 후유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어린아이도 받을 수 있는 침과 부항, 뜸 치료를 하거나 증상에 따라 마사지 및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약 별다른 증상은 없는데 사고 후유증이 걱정된다면 주치의와 함께 아이의 상태를 한 달 정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가정에서 놓치는 부분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 문화를 정착하고 교통사고 예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시작한 참여형 공익 캠페인이다. 참가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린이 교통안전 슬로건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통사고 후 집에서는 이렇게 해주세요.”
1 아이에게 증상을 자주 물어 확인하지 않는다. 걱정되는 마음에 “어디 아픈 데 없어?” “여기 괜찮아?” 등의 질문을 하면 아이는 불안감을 느껴 아프지 않아도 여기저기 아프다고 답할 수도 있다. 아이에게 자주 묻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아이한테 나타나는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2 아이가 사고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거나 물어도 나무라지 않는다. 아이들은 심리적인 충격이 어른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화를 내거나 과하게 반응을 하면 오히려 불안할 수 있으니 아이가 그럴 수 있음을 이해해주고 마음을 잘 다독여준다.

3 잠을 푹 못 자거나 자주 깬다면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맞춰준다. 식욕부진, 복통, 배변의 문제가 있다면 온찜질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기혈 순환을 도와 빠른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어린이#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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