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구특교]‘글로벌 법인세 개편’, 각부처 선제대응 나서야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07-05 03:00수정 2021-07-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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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세금 문제로만 접근 말고 해외기업 유치 기회로 삼아야
구특교 경제부 기자
“기업 세 부담은 (글로벌 법인세) 도입 이전과 비교해 중립적입니다.”

2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법인세’ 관련 브리핑에서 이렇게 답했다.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의 포괄적 이행체계(IF) 참여국(139개국) 중 130개국이 글로벌 법인세 개편에 합의한 데에 대한 평가였다. 글로벌 법인세가 도입되더라도 이중과세 조정절차가 있어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 세금을 더 내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글로벌 법인세 개편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구글 같은 디지털 기업들은 한국에 고정 사업장이 없어 국내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한국에서 번 수익에 대해 매출 발생국인 한국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연결매출액 약 1조 원 이상 다국적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최소 15% 이상으로 하는 글로벌 최저 세율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국제사회는 9, 10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관련 협의를 추인한 뒤 10월까지 세부 논의를 마칠 계획이다. 2023년부터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제도 정착 전까지는 각국이 유리한 방향으로 세법을 해석할 여지가 크다. 크고 작은 분쟁이 한동안 불보 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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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부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구체적인 ‘룰(규칙)’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이 불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사이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 “상당 기간 불확실성이 커 소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결과를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보다 논의를 주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무엇보다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짜고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협의 과정에서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발상’도 필요하다. ‘법인세 인하 경쟁’에 제동이 걸리면 기업들은 다른 매력을 찾아 투자하기 좋은 국가를 찾아 나설 공산이 크다. 한 세법 전문가는 “글로벌 법인세 개편을 단순히 ‘세금’ 문제로 좁게 봐선 안 된다. 연구개발(R&D) 지원과 노동시장 개선 등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을 유치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만 움직여서 될 일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 전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 100년 만에 국제 조세체계의 근간이 바뀌는 시기가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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