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깃든 명소에 환상적 야경… 24시간이 모자란 수성구의 매력

명민준 기자 입력 2021-06-30 03:00수정 2021-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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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못-범어천, 데이트 명소로 각광
고모역, 감성적 문화 체험거리 다양
만촌동선 영남제일관-모명재도 볼만
“서울 강남만큼 외제차가 많고 고층 아파트와 입시학원이 밀집한 부자동네.”

알 만한 이들이라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대구 수성구 이미지다. 대한민국 부자 부동산 지도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도시다. 도시도, 사람의 일상도 모두 회색빛일 것으로 지레짐작하지만 알고 보면 관광지도 안에서도 오색찬란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밤낮 볼거리로 가득한 이 도시는 허기를 느껴 찾아온 여행자를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 길손을 대접하는 넉넉한 인심이 부자동네답다.


‘여심 저격’ 데이트 명소

범어천의 야경
많은 대구 남성은 ‘여심(女心) 저격’ 데이트 코스로 수성구를 꼽는다.

수성못은 일제강점기 1925년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 저수지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주변에 논과 밭이 보였지만 2010년대 들어 수성구가 산책 덱 같은 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호수공원이 됐다. 지난해 4월 한국관광공사 선정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됐고 올 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 100선’에 뽑힐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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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시철도 3호선 수성못역을 비롯해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봄마다 장관인 왕벚나무와 가을철 보랏빛 맥문동군락지가 연인들 산책로를 수놓는다. 해가 지면 못 한가운데 ‘음악 분수’가 춤춘다. 수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버스킹이 귀를 즐겁게 한다. 걷다가 지치면 앉아서 풍경을 즐기는 카페가 줄지어 있다. 인접 식당가 들안길먹거리타운에서 대구 대표 음식인 뭉티기(소고기 육회)와 복어불고기 등을 맛볼 수 있다.

가까운 두산오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야간 데이트 명소인 범어천이 펼쳐진다. 범어천은 범물동 진밭골에서 발원해 중앙고를 거쳐 신천으로 합류하는 길이 2.3km 자연하천이다. 1980년대 산업화 속에 오염이 심했으나 2009년 시작한 생태하천 복원사업 덕분에 도심 산책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소리를 들으며 범어천에 비친 야경과 그 위를 달리는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구 대표 문학인 정호승 시인의 성장기를 이야기로 꾸며 조성한 범어천 일대 ‘시인의 길’도 걸어볼만하다.

과거와 현재의 끝없는 대화


고모역
가족 단위 관광객이 둘러볼 만한 역사 자원도 풍부하다. 기차역인 고모역은 가수 현인이 노래한 ‘비 내리는 고모령’(1949년)과 임권택 감독 영화 ‘비 내리는 고모령’(1969년)의 배경이다. 대구 사람들의 향수어린 추억, 시대의 애환이 담긴 고모역은 2006년 승객이 급감하면서 기적(汽笛) 소리도 멈췄다. 한동안 방치되다가 2018년 대구시 개선 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옛 대합실에는 고모역 역사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사진을 비롯해 각종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소망카드’ 쓰기와 기관사 의상 입어 보기, 느린 편지 보내기 같은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만촌동 영남제일관을 찾으면 대구 읍성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구 읍성은 1590년 지을 때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임진왜란을 거치며 훼손된 뒤 1736년 돌로 다시 쌓아 석성(石城)이 됐다. 영남제일관은 대구 남문에 해당한다. 1906년 철거됐으나 1980년 만촌동 현 위치로 자리를 옮겨 중건됐다.

만촌동 모명재는 조선 중기 귀화한 명나라 출신 장군 두사충(杜師忠·출생 및 사망 연도 미상)을 기리는 재실(齋室)로 1912년 후손들이 건립했다. 두사충 장군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1597년) 때 조선을 돕기 위해 파견된 명나라 원군으로 왔다가 전쟁이 끝난 뒤 귀화했다. 이런 두사충의 조선을 향한 애정에 감격한 충무공 이순신은 그 마음을 한시로 지어 표현했다. 모명재 기둥에 붙은 한시가 바로 그것이다. 모명재 주변 한국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다양한 한복을 입어볼 수 있고 다례(茶禮) 및 명의보감 음식도 체험해볼 수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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