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尹, 검증 그물 못피할 것”…尹측 “김대업 같은 버릇 버려야”

전주영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21-06-18 03:00수정 2021-06-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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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야당도 尹의혹 검증할 것”
野주자들 “빨리 링 위에 올라와야”
尹측 “與, 파일 있다면 공개하라”
여야 일제히 ‘윤석열 검증’ 거론… 尹 “협공에 일절 대응 않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식 공보라인을 갖추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하자 여야가 동시에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거론하며 ‘윤석열 검증 정국’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의혹들은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 후보 간 경쟁에서 불거졌던 이 후보의 BBK 의혹과 같이 야당이 경선에 들어가면 서로 간에 검증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야권의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후보 등이 다 검증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당 경쟁 주자들은 자질 검증을 하고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금 정치를 할지, 안 할지 애매한 상태에 있는 것보다는 빨리 링 위에 올라오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정치적 판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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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즉각 대변인을 통해 “내 갈 길만 가겠다. 내 할 일만 하겠다.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국민 통합해서 국가적 과제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이동훈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네거티브로 생존해온 여권이 언제까지 음침한 방식으로 선거를 할 것인가. 파일이 있다면 공개하라”고 받아쳤다.

여권 “尹, 검증 그물 못피할 것”… 尹측 “김대업 같은 버릇 버려야”

추미애 “尹,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 유승민 “토론으로 경쟁력 평가”
尹측 “구상-비전 밝힐 준비돼 있다”
공수처장 “尹 수사 착수단계 아니다… 선거개입 논란 안생기도록 할 것”

‘윤석열 리스크’란 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에서도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정치권에 발을 디딘 적이 없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검증이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BBK식 검증’ 발언에 대해 곧바로 입장을 내놓은 것을 보면 스스로도 ‘화약고’라는 것을 알고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민주 “검증 시간문제” vs 尹 측 “음습한 정치”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윤석열 파일’을 언급한 뒤 민주당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의 신상 검증 관련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을 ‘꿩 잡는 매’라고 표현하며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다. 제가 지휘감독자였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선판을 기웃거리면서 검증의 그물망에 들어오지 않고 언론의 검증을 피하려고 하더라도 (검증은) 시간문제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 등 당 지도부 외에도 여권의 몇몇 대선 캠프는 윤 전 총장 관련 의혹들을 개별적으로 수집하며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은 “김대업부터 생태탕까지 이제는 그런 버릇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격했다. ‘김대업’은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며, ‘생태탕’ 의혹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였다.

특히 서울중앙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엔 윤 전 총장 및 처가와 관련된 사건들이 계류돼 있어 검찰과 공수처의 움직임에 따라 대선 정국이 출렁거릴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선 윤 전 총장 부인이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에 대한 기업 협찬 의혹, 윤 전 총장과 친한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무마 의혹 등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수처 김진욱 처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는 아니다. 선거에 영향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 유승민 “링 위에 서라”…尹 측 “곧 비전 밝혀”
야권에선 주로 윤 전 총장의 정치적·정책적 자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곧바로 경쟁을 시작해야 할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같은 링 위에 올라 치열한 경쟁, 토론을 통해 각자 경쟁력을 선보이자”며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경제 성장이라는 생각으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출신 경제 전문가로서 국회에서 다양한 상임위를 경험한 유 전 의원 본인과 검사로만 살아온 윤 전 총장을 대비한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B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검찰 영역을 벗어나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 활동을 빨리 늘려서 국민들이 빨리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아마추어 티가 나고 아직은 준비가 안 된 모습”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그동안 자꾸 (대선 출마 관련) 애매한 입장을 견지해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빈축을 살 수밖에 없다”며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준다는 것은 국민을 짜증만 나게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권에서도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여야 대선주자 중에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고 남에게 ‘전하라∼!’고 시키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며 “‘전언 정치’라니 지금이 무슨 5공 6공 때인가? 지금은 2021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공세에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6월 말, 7월 초에 정치 참여 선언을 하면 토론,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릴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구상과 비전은 얼마든지 밝힐 것이다. 준비돼 있다”고 반박했다. 입당 관련 압박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다 말씀드렸다.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캠프 사무실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L빌딩을, 정치 참여 선언은 27일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윤석열#검증#김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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