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온라인 게임 위주로 개발을 해오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맨날 확률형 뽑기 중심의 MMORPG만 만든다며 비판을 받아왔었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그리고 요즘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붉은사막까지 성공 사례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시 12일만에 400만장을 돌파한 붉은사막_출처 스팀
이런 흐름 속에서 과거 모바일, 온라인 게임 시절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경험이 콘솔 게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콘솔 게임들도 한번 출시하면 끝이었던 이전과 달리 빠른 패치가 필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예전 콘솔 게임은 하나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디스크 완제품 형태로 출시되다보니, 출시 후 수정사항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 멀티플랫폼 출시가 기본이 되면서, 플랫폼에 따라 최적화 등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용자들도 불만 사항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게임사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출시 초반에 커뮤니티 분위기가 긍정적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망한 게임으로 소문날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입니다. 출시 첫날 난해한 조작법 등의 문제로 인해 스팀 평가가 대체로 부정적까지 떨어졌던 붉은사막은 이후 출시 2주만에 9번의 패치를 진행할 정도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스팀 평가를 ‘대체로 긍정적’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많은 개선 사항을 예고한 붉은사막 개발자 노트_출처 붉은사막 공식 홈페이지출시 첫날 200만장 판매한 것은 원래 기대작이었으니 그럴 수 있다 쳐도, 실망스러운 게임 플레이 때문에 환불하겠다는 얘기까지 들었던 게임이 분위기를 반전시켜, 12일 만에 400만장, 26일 만에 500만장 돌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게임을 빠르게 개선한 개발진의 노력 덕분입니다.
붉은사막 개발진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수정 사항들을 담은 업데이트를 4월에서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출시 후 휴가는 커녕 출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야근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커뮤니티에서는 붉은사막 개발진들이 잠은 자면서 일을 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네요.
특히, 해외 게임사들의 더딘 업데이트에 화가 많이 났었던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이 더욱 뜨겁습니다. 게임 출시하고 개발진들이 전부 휴가를 가버리는 바람에 업데이트가 한참 지연된 배틀필드 같은 사례도 많고, 문제점을 지적해도 들은 척도 안하면서 이용자들과 기싸움을 하는 헬다이버즈2 같은 경우도 많았거든요. 요즘 게임 가격도 비싸졌는데, 큰 돈을 들여 사전 구매까지 한 게임을 출시날 제대로 즐길 수 없다면 누구나 화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붉은사막 해외 이용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_출처 래딧해외 커뮤니티에서는 붉은사막의 놀라운 패치 속도를 보면서 “이것이 진정한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다”, “개발팀이 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니 놀라울 따름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전 콘솔 게임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많이 놀라셨나봐요. 한국에서는 이 정도 속도가 기본인데… 개발진들도 사람이니 당연히 휴식이 필요하지만, 게임을 오래 기다려온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우선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붉은사막 이전에도 업데이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게임들이 많습니다. 위쳐 시리즈로 유명한 CD프로젝트레드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가 확장팩 출시와 함께 명예회복에 성공한 사이버펑크2077 사례도 있고, 망한 게임의 대명사였다가 거듭된 무료 업데이트로 부활의 대명사가 된 노맨즈스카이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반대로, 출시 초반에는 반응이 좋았는데, 이후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하지 못해서 망한 게임으로 취급받는 몬스터헌터 와일즈, 이용자들이 열심히 피드백을 해주고 있는데도 개발자의 고집을 앞세운 불통패치로 점점 더 반응이 안좋아지고 있는 철권8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사기꾼 소리 듣다가 매우 긍정적 반응까지 분위기를 반전시킨 노맨즈스카이_출처 스팀이 중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노맨즈스카이입니다.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약속했던 대부분이 미구현된 상태로 출시돼 사기꾼 취급을 받았던 헬로게임즈는 이후 차근차근 약속했던 콘텐츠들을 무료로 추가하면서 신뢰를 회복했으며, 최근에도 포켓몬 배틀을 연상시키는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출시 전 약속했던 것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6년에 출시된 게임인데 아직도 유료로 팔아도 될만한 규모의 콘텐츠를 무료로 업데이트해주고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니까요.
펄어비스도 붉은사막이 흥행하면 멀티플레이 모드 등 추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빨리 문제점을 개선하고, 추가 콘텐츠를 선보였으면 좋겠네요. 이용자들이 발견한 것처럼 우주까지 확장될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게임이니, 지금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