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똥 맞은 美소고기 값, 한우와 차이 4062원→2719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7일 04시 30분


[미국산 소고기값도 급등]
고환율에 수입물가 비상
한국,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 美 생산 감소-물류비 상승 겹쳐
수입 고등어-파인애플 등도 급등… “대체 상품까지 올라 물가 자극”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미국산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고환율과 중동전쟁 등 여파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한우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미국산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고환율과 중동전쟁 등 여파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한우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최근 창고형 대형마트를 찾은 직장인 이모 씨(42)는 미국산 냉장 살치살 원물(손질되지 않은 덩어리)을 구입하려다 깜짝 놀랐다. 지난해 10월 말경 100g당 2700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3800원 수준으로 반년 만에 약 40% 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미국 소고기가 ‘가성비’라는 건 이제 옛말”이라고 했다.

국내 유통되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건 잇단 가뭄과 사료비 상승으로 미국 내에서도 고깃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에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등으로 수입 물가 전반도 뛰어오르고 있다. 이에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인 한국 소비자까지 유탄을 맞고 있다.

● 1년 새 16% 오른 미국 소고기, 올해 더 오를 것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지난해 30만 t 이상을 수입했다. 전체 수입 소고기 중에서도 미국산이 47.1%로 가장 많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 내 소고기 사육 두수 감소로 수입 소고기 가격이 당분간 고공행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16일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26년 미국 소고기 총공급량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311억 파운드(약 141억 kg)로, 2019년 이후 최저치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 소고기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6% 올랐다. 미 농무부는 여기에 소 사육 두수가 올해 8600만 마리로, 가장 많았던 1975년(약 1억3200만 마리)의 65%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이며, 이에 따라 올해 소고기 가격이 최대 18%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소고기를 즐겨 찾아온 한국 소비자들은 강달러 충격에도 노출돼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평균 달러당 1144.61원에서 지난해 1421.97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86.64원으로 전월 대비 2.6%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 부담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 자체가 줄어든 구조적 문제와 함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및 물류비 상승, 고환율까지 겹치며 수입 물가는 삼중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산 소고기가 그동안 저렴해서 소비자들이 한우 대체재로 많이 활용해 온 만큼, 이제는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수입 물가 상승, 소비자 장바구니 압박 커져

고환율 여파로 미국산 뿐 아니라 또 다른 대표 수입 산지인 호주산 소고기의 국내 소매 가격도 오르고 있다. 호주산 양지(냉장)는 2023년 100g당 2670원에서 지난해 3858원으로 2년 새 44.5% 급등했다. 호주산 척아이롤 역시 같은 기간 2546원에서 3238원으로 27.2% 늘며 전반적인 단가가 높아지는 추세다.

수입 소고기를 활용해 온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023년 11월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12월 대표 메뉴 가격을 약 15.4% 올렸다.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도 소고기가 사용된 주요 버거 메뉴를 100∼400원 올렸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기조 속 중동 전쟁의 여파로 인한 물류비 상승이 가격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그동안 저렴한 대체재 역할을 했던 수입 식재료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 역시 물류비 인상과 환율 여파로 큰 폭으로 올랐다. 16일 기준 고등어 가격은 한 손당 1만277원으로 전년 대비 18.3% 올랐다. 평년 가격인 7644원과 비교하면 34.5% 늘어났다. 수입 과일인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가격도 1년 새 각각 11.56%, 3.21%, 7.35% 오르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까지 동반 상승하고, 이로 인해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결국 소비 여력이 위축될 것”이라며 “공급업체는 비용 부담에, 소비자는 물가 부담에 노출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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