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바이든의 ‘살인자’란 비난 신경안써”… 정상회담 앞 선제공격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6-14 03:00수정 2021-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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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단독 인터뷰 내용 일부 공개… “바이든, 직업 정치인… 마초적 발언”
나발니 문제 등 의식해 선방 날려… 트럼프엔 “다채롭고 비범” 호평
회담 뒤엔 공동회견도 안할 전망… 로이터 “美, 기대 안크다는 방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러시아의 날’을 맞아 크렘린궁에서 연설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두고 ‘살인자’라고 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그런 비난은 수십 번 들었다.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다채로운 사람(colorful individual)’이라고 치켜세운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직업 정치인(career man)’이라고 평가했다. 미-러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12일 미국 NBC방송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일부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신을 살인자라고 한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살인자라는 표현은 ‘할리우드 마초’ 같은 말”이라고 했다. 실제보다 더 강하게 보이려고 거친 표현을 과장되게 했다는 것이다. 또 “나는 임기 내내 갖은 구실과 이유로 온갖 곳에서 비난을 받아왔고 익숙하다. 하나도 놀랍지 않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16일 있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이는 일종의 기 싸움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政敵)들을 제거한 살인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맞서다 투옥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문제를 미-러 정상회담 의제로 삼겠다고도 했다.

NBC 기자는 지난 몇 년간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반(反)푸틴 인사들의 이름을 대며 ‘당신이 살인자가 맞느냐’고 물었다. 푸틴은 “저기, 무례하게 굴고 싶진 않지만 당신의 말은 언어적 소화불량처럼 거북하다”며 “당신이 말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이유로 고통받거나 사라진 사람”이라고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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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리켜 “당신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는 미국 기득권 출신도 아니었고 정계 거물도 아니었다”며 “비범하고 재능을 가졌다. 그렇지 않았으면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좋게 평가했다. 이어지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는 “(트럼프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이라며 “성년의 거의 모든 시기를 정치권에서 보냈다”고 했다. 또 “장단점이 있겠지만 미국 대통령이란 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NBC는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나머지 부분을 14일 방송되는 뉴스에서 공개한다.

양국 대통령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각각 따로 열기로 했다. 공동 기자회견을 갖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4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에는 모두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첨단위성시스템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11일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된다. 가짜 뉴스다. 난센스이자 쓰레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을 공격한 해커 집단이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바이든#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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