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지휘라인에 親정부 검사… 檢내부 “이광철 방탄 인사”

황성호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1-06-05 03:00수정 2021-06-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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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직 인사]‘불법출금’ 수사 방해 연루 문홍성
보고라인인 대검 반부패부장 이동… 수사팀 지휘 수원지검장엔 신성식
현직 고검장 구본선-강남일 ‘강등’… 조남관도 법무연수원장 ‘한직’으로
셋 모두 윤석열 때 대검차장 지내… 한동훈, 非수사부서로 4연속 좌천
4일 오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과천=뉴스1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

4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수원지검 수사팀이 지난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등에 관여한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 방침을 대검찰청에 보고했고, 대검이 곧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지휘라인들이 현 정부에 우호적인 검사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 檢 내부 “이광철 기소 막기 위한 ‘방탄 인사’”
검찰 내부에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올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핵심은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를 막는 데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방해 사건에 연루된 문홍성 수원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이동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수원지검 수사팀의 김 전 차관 사건 등의 보고라인이다. 김오수 검찰총장 역시 이 사건으로 서면조사를 받았다. 신임 수원지검장에는 현 정권에 우호적인 성향으로 그동안 수원지검 수사팀의 보고를 받았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자리를 옮겨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 결정에 직접 관여하게 됐다.

김 총장은 이 사건의 보고를 받거나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문 지검장은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회피신청을 해 대검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보고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보고를 받거나 수사지휘를 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대검의 주요보직에 있는 만큼 이 비서관에 대한 기소 방침을 세운 수원지검 수사팀 입장에선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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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이 지난달 12일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영전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차관 사건 연루자를 요직에 기용함으로써 검찰 수사에 대한 여권의 부정적 시각을 인사로 노골적으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의 새 수장은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맡게 됐다. 이 국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고교 후배다. 당초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되던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유임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사건을 수사했던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수원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서울고검에 걸려 있는 다수의 민감한 사건들도 향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독직 폭행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공소 유지도 서울고검에서 맡고 있다. 검찰에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정 차장검사의 기소를 반대했던 이 지검장이 서울고검에서 이런 사건들을 보고받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윤석열의 대검차장들’, 고검장서 검사장 강등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앞두고 고검장을 고검 차장 등으로 검사장급으로 강등시키는 ‘탄력적 인사 방안’을 지난달 말 확정했다. 검찰 내부에선 “모욕을 주기 전에 나가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이후 조상철 서울고검장과 오인서 수원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등이 사표를 냈다. 그런데도 검찰에 남은 구본선 광주고검장과 강남일 대전고검장은 4일 인사에서 그동안 검사장이 발령 났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강등 발령이 났다. 이들은 사법연수원 1기수 아래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보좌하게 됐다. 비위 의혹이나 감찰을 받지 않는데도 고검장을 검사장급이 맡던 보직으로 강등한 사례는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임 대검 차장검사들이 후임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후배 밑에서 일하게 된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며 “지난해 1월 8일 추 전 장관이 단행한 보복 인사의 완결판”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인 한 연구위원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박 장관에게 일선 복귀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장은 “권력의 보복을 견디는 것도 검사 일의 일부다. 담담하게 감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처음 좌천된 한 검사장은 이번 인사까지 4번 연속 좌천 인사를 당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고도예 기자
#김학의 사건#불법출금#방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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