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강제착륙’ 루카셴코 감싸기… 속내는 ‘영토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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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러시아 남부 소치서 정상회담
푸틴, 5800억 차관-항공기 증편 약속… “양국통합-反러 전선 확대 방지” 분석
루카셴코, 17세 막내아들 동행 ‘눈길’
체포 언론인 KGB 산하 구치소 수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 대통령의 17세 막내아들 니콜라이(왼쪽에서 두 번째)가 29일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의 한 요트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소치=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 대통령의 17세 막내아들 니콜라이(왼쪽에서 두 번째)가 29일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의 한 요트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소치=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제3국 민항기 강제 착륙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7) 지원에 나섰다. 인근 국가들의 반(反)러시아 전선 확대를 막는 한편으로 러시아 영토 확장이란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8일 오후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푸틴은 “2013년 미국의 요청으로 러시아로 망명한 미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잡기 위해 오스트리아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전용기를 강제 착륙시켰을 때 (서방은) 조용했다”며 “최근 사건은 비우호국에 대한 서방의 감정 분출”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29일 루카셴코에게 차관 5억 달러(약 5800억 원)를 제공하고 양국 간 항공편 수도 늘리는 등 벨라루스 원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23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26)를 체포하기 위해 아일랜드 민항기를 자국에 강제 착륙시켰다. 체포된 프라타세비치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산하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고 그의 가족이 30일 BBC에 밝혔다.

푸틴이 루카셴코를 지원하고 나선 이유는 ‘러시아 확장’과 연관이 있다.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9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맺고 국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이 러시아와 적대적 관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중도 포함됐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이들은 29일 흑해 요트 여행도 함께 했다. 요트에서 마련된 식사 자리에는 루카셴코의 막내아들 니콜라이(17)까지 참석했다. 1994년부터 27년째 집권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는 빅토르(46), 드미트리(41), 니콜라이 등 아들 3명에게 권력을 승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푸틴 러시아 대통령#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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