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삼성전자 지분 10% 돌파… 국민연금 제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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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3.65%포인트 늘어나
투자자 수도 300만명 넘어서
주가영향력 커져… 개인비중 더 늘듯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6억 주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전체 주식의 10.13%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식 중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은 6.48%였다. 4개월 만에 3.65%포인트 오른 셈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214만 명이었지만, 지난달 30일 기준 3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4개월간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국민연금이나 국민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가의 비중을 넘어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주식에서 국민연금의 보유 비중은 9.5% 정도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가의 보유 비중은 4.58%로 개인투자자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3월 이후 국민연금이 팔아치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의 10.7% 정도를 가지고 있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3월 이후에만 3000만 주 넘게 판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는 3, 4월에 약 12조7757억 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8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며 지난해 말과 비슷한 8만 원 수준을 지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유동성은 아직 충분하다”며 “이 자금의 대부분은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개미#삼성전자#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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