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화물차주차장 입지 선정에 주민반발 거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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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차장 용역연구 결과 최적지로 아암물류2단지 선정
예정지 인근에 2만8000가구 입주, 주민들 “소음-안전 등 피해 심각”
전현직 의원과 비상대책委 열기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지하철 1호선 달빛축제공원역 인근 공터에 각종 화물차와 버스, 건설 장비들이 주차돼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지하철 1호선 달빛축제공원역 인근 공터에 각종 화물차와 버스, 건설 장비들이 주차돼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시가 최근 인천항을 오가는 화물차를 세워 둘 주차장 최적지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아암물류2단지를 선정했으나 주민과 지역 정치권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항 배후단지 화물차 주차장 최적지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인근 아암물류2단지(면적 12만7000여 m²)가 선정됐다.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 연구를 실시한 결과 6개 후보지 가운데 아암물류2단지가 화물차 주차장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차장 조성을 담당하는 인천항만공사는 아암물류2단지에 화물차 55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자동차 정비소와 식당, 편의시설 등도 입주한다. 현재 시에 등록된 5t 이상 화물차는 2만여 대에 이르지만 인천지역에는 도로변 임시주차장을 포함해 화물차 5000여 대를 수용하는 주차공간이 있을 뿐이다. 인천항과 송도신항 주변에 불법 주차된 대형 화물차로 교통 체증은 물론 사고 위험이 높다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주차장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2만8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6·8공구에서 가까운 곳에 대규모 화물차 주차장이 들어서면 소음과 매연 피해는 물론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안전도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착공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후원계좌에 505원씩 입금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 중앙당에 구조요청을 한다는 의미로 ‘SOS’와 비슷한 모양의 숫자인 505원을 이 위원장 후원계좌로 송금한 것이다.

또 주민들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현주 국민의힘 전 의원, 이정미 정의당 전 의원 등 송도국제도시가 지역구인 전현직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시민 생명권 비상대책위원회’의 회견을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시청 앞에서 주차장 반대 시위를 벌인 정 의원은 “시가 입지 선정 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부실한 용역 결과에 따른 화물차 주차장 행정절차를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항만물류업계는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 건립 사업을 조속하게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항과 송도신항을 오가는 화물차가 많아 도시계획에 반영된 이 배후단지에 주차장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본부와 인천항만물류협회 등 8개 단체는 “화물차 주차장 건립사업은 이미 2009년에 결정된 사안으로 더 이상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며 “주차장 건립이 늦어지면서 수많은 화물노동자와 운송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항만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아암물류2단지에 화물차 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송도#화물차주차장#주민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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