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함성 없어도 홈팀이 이길까?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4-05 03:00수정 2021-04-05 04:0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유럽 프로축구 무관중 경기 분석
관중보다 친숙한 환경이 승리 좌우
홈팬 압박 없자 판정 더 공정해져
한국선 무관중 때 홈팀 승률 상승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금지되면서 관객석이 텅 비어 있는 축구 경기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운동 경기에서 홈팀이 유리하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방적인 팬들의 응원, 익숙한 경기장 환경, 짧은 이동거리, 왠지 우호적인 심판 판정 등이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소는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다. 하지만 요즘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장에선 관중의 함성이 사라졌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은 전체 162경기 중 127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다. 프로야구도 720경기 중 577경기를 관중 없이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홈 어드밴티지’가 존재할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세계 곳곳에서 무관중 경기가 늘고는 있지만 성적만 따져보면 선수들은 여전히 홈경기의 이점을 보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파비안 분데를리히 독일 쾰른스포츠대 교수는 지난해 열린 유럽 프로축구에서 무관중 경기와 코로나19 이전의 경기 기록을 분석한 결과 관중의 유무가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9∼2020시즌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10개국의 프로리그에서 관중 없이 진행된 1006경기와, 2010년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까지 열린 경기 3만6882건을 비교 분석했다. 관중 유무에 따라 경기 득점수와 유효 슈팅, 파울 판정 횟수 등에 미친 영향을 살피고 이 가운데 홈경기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분석한 결과 관중 없이 치른 경기의 홈 승률은 55.5%로, 관중 제한이 없던 코로나19 이전의 58.5%보다 조금 떨어졌다. 홈구장에서 관중 없이 치러진 경기에서 전반적으로 홈 이점은 이전보다 3분의 1가량 줄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홈 이점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었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무관중 경기 영향으로 보기 어렵고 통계적으로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오히려 무관중 경기로 홈팬들이 사라지자 심판 판정은 더 공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판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원정팀을 상대로 더 많은 반칙을 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관중이 사라지자 홈팀과 비슷한 비율로 반칙 판정을 내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8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유럽 주요 축구리그의 반칙을 분석한 결과 원정팀의 반칙률은 관중이 있을 때는 전체 반칙의 54%, 코로나19 이후에서는 50%로 떨어졌다.

주요기사
분데를리히 교수는 “경기에서 유리하려면 심판을 압박하는 게 맞지만 이는 공정한 플레이는 아니다”며 “팬들의 응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팀에 친숙한 환경 같은 다른 요소가 홈경기가 주는 주요 이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선 관중이 없을 때 오히려 홈팀 승률이 높았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서 홈팀 평균 승률은 무관중 경기에서 51.6%, 관중이 있을 때는 50%로 나타났다. 다만 K리그에 지역연고제가 정착한 1987년부터 2019년까지 치러진 7845경기에서 홈팀 승률이 54.2%인 점을 감안하면 떨어진 수치다. 프로야구에서도 무관중 경기에서 홈팀 승률은 54.4%, 관중이 있을 때 승률 46.7%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무관중#홈어드밴티지#홈경기 이점#무관중경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