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흙으로 만든 사람들… “표정이 생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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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토포하우스 박종덕展

나무에 조각한 우렁각시. 박종덕 작가 제공
나무에 조각한 우렁각시. 박종덕 작가 제공
우렁각시, 심청, 선화공주, 안중근, 한용운….

전래동화에 나오거나 실존했던 인물들을 나무에 조각하고 흙으로 빚어온 박종덕 작가(62)가 개인전 ‘나무 흙 사람 보기’를 14∼19일 서울 종로구 토포하우스에서 연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나온 그는 인물 조각상을 만드는 데 20년 가까이 천착해 왔다. 각 작품의 크기는 45cm 이하로, 전신을 담되 얼굴에 중점을 뒀다.

“얼굴에는 심성은 물론 살아온 흔적이 담겨 있잖아요. 다른 이의 얼굴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세상을 보는 안목도 키웁니다. 얼굴을 통해 삶을 관조한다고 할까요.”

드로잉을 좋아하는 그는 나무를 깎거나 흙으로 만들어 가마에서 구운 뒤 색을 칠해 인물상을 만드는 작업을 ‘입체 드로잉’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작품은 500점이 넘는다. 이 중 120여 점을 추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안중근 의사, 한용운 선생 같은 역사 속 인물을 만들 때는 그들의 삶과 생각을 떠올려 본다. 어릴 적 들었던 동화나 설화를 생각하면 마음이 뜨거워진다고 했다.

“이야기 속 인물은 상상력을 자극해요. 친구, 이모, 이웃 등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스쳐 지나간 이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작업을 할 때는 저와 그가 한 결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고 새로운 기운도 얻습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관람객이 만져볼 수 있다. 그는 “작품은 보는 것뿐 아니라 그 질감을 직접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물상을 1만 개가량 만들고 싶다고 했다.

“생동하는 에너지를 더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깨치게 되지 않을까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울#토포하우스#박종덕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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