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최종후보 천대엽 판사… 임명땐 대법관 전원 ‘非검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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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출신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제청
千판사, ‘형사법 권위자’ 평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다음 달 8일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65·사법연수원 11기)의 후임으로 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57·21기·사진)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은 1일 “해박한 법률지식과 탁월한 균형감각, 형사법 분야의 독보적 전문성에 기초한 판결로 법원 내외부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며 천 후보자를 제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천 후보자는 법원 내에서 ‘형사법 최고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천 후보자는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 재직했다. 올 2월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맡게 된 천 후보자는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대법관 후보군에 포함된 뒤 최종 후보로 임명 제청됐다.

천 후보자는 형사법 관련 연구를 통해 다수의 논문 등을 발간하며 동료 법관들로부터 “형사 판례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의 형사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천 후보자는 지적장애인 성추행 사건 재판에서 주요 피해 진술이 일관되면 사소한 부분의 진술이 부정확하더라도 신빙성을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시하는 등 성폭력 피해자를 배려한 판결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천 후보자는 2012년 성범죄 사건 심리에 관한 유의사항을 집필하고 2014년 ‘성범죄재판 실무편람’을 발간했다. 한 후배 판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후보자가) 성폭력 사건 관련 여러 법률이 난립한 상황에서 어떤 법 조항을 적용해야 하는지 재판 실무부터 신상정보 공개 등 처분까지 종합하는 자료를 배포해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공개자료에 따르면 천 후보자는 재산 총액이 2억7300만 원으로 공개 대상 고위법관 144명 중 가장 적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검찰 출신인 박상옥 대법관 후임에 판사 출신이 최종 후보로 제청되면서 6년 만에 다시 13명의 대법관이 모두 ‘비(非)검찰’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문 대통령은 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다음 주 국회에 제출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대법관#최종후보#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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