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땐 취침-공부 공간 분리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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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몽당분필’ 박준호 교사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원격수업 생활’
방 안에서도 ‘나만의 교실’ 필요… 책상-침대 사이 가벽 세우기 도움
등교수업처럼 생활하는 게 중요… 수업 전 10분간 산책해 보세요

코로나19 이후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격수업에 공부습관이 무너졌다는 학생들이 많다. 유튜버로 유명한 박준호 교사(오른쪽 사진)는 “마치 학교에 가는 것처럼 오전 원격수업 시작 전 짧은 동네 산책을 하고 집안에 수업에 집중할 별도 공간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코로나19 이후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격수업에 공부습관이 무너졌다는 학생들이 많다. 유튜버로 유명한 박준호 교사(오른쪽 사진)는 “마치 학교에 가는 것처럼 오전 원격수업 시작 전 짧은 동네 산책을 하고 집안에 수업에 집중할 별도 공간을 만들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아이가 온라인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전 대덕구에서 세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배모 씨(42)는 요즘 고민이 깊다. 초등 5학년인 막내가 올해도 ‘퐁당퐁당’ 등교를 하고 있기 때문. 오프라인 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는 날이 더 많지만 아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통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 배 씨는 “원격수업 습관을 어떻게 만들어줘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달 2일부터 코로나19 2년 차 개학이 시작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온라인 수업에 난색을 표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이에 유튜브 채널 ‘몽당분필’을 운영하고 있는 박준호 교사(경기도혁신교육연수원 교수요원)로부터 ‘초등생 자녀의 슬기로운 원격수업 생활’을 위한 팁을 들어봤다.

○원격수업이라도 ‘등교한 것처럼’

코로나19는 아이들의 학습 공간을 학교와 집, 둘로 양분시켰다.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생활 습관을 지도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결국 부모가 교사가 되어 아이들의 적응을 도울 수밖에 없다. 박 교사는 “온라인 환경은 ‘클릭’ 한 번으로 집중을 흐트러뜨릴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적어도 2주 정도는 부모님이 아이들의 학업 태도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 등으로 아이의 수업 활동을 지켜봐줄 어른이 없는 경우에는 학교 내 돌봄교실 등 어른이 있는 공간에서 아이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격수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등교수업인 것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방 안에서 수업을 듣는다. 그는 “방 안에서도 ‘나만의 교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 공간과 학습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 책상과 침대 사이에 가벽을 세우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2층 벙커침대 같은 가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잠자는 곳과 공부하는 공간을 수직으로 분리함으로써 공부 환경을 조성해주는 식이다.

아침 산책으로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등교수업 때와 비슷하게 맞춰주는 것도 좋다. 제 시간에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은 후 평상복을 입고 마치 등교를 하듯 동네를 한 바퀴 걷는 10분 정도의 산책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온라인 수업도 학교의 일부’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모바일 활용 교육 통해 학습 도구로

‘코로나 세대’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자녀의 인터넷 중독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게 되면서 휴대전화, 태블릿PC 등의 사용 시간이 급증했기 때문. 박 교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방법은 이렇다. 우선 자녀와 한 달 학습 계획을 세운다. 공부 계획은 아이들이 최대로 집중할 수 있는 30분 단위로 짜면 좋다. 이때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도 함께 정한다. 부모가 시간을 정하기보단 아이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합의하에 자녀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사용 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다.

원격수업 중 ‘사이버 예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그는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교에서는 조용하던 아이가 온라인 채팅창에서는 아주 활발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온·오프라인에서의 모습이 다를 수 있는 만큼 학부모 상담 기간에 자녀의 온·오프라인 수업 태도를 모두 물어보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와 함께 유튜브 등에 탑재된 교육 영상을 활용해 ‘사이버 예절 교육’ 영상 등을 시청하면 올바른 온라인 콘텐츠 소비 습관도 함께 기를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부모 연수를 활용하면 원격수업 지도 역량을 더 기를 수 있다. 경기도혁신교육연수원은 이달부터 석 달간 ‘학부모리더십아카데미’를 통해 유치원 및 초중고교 학부모의 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양수 원장은 “경기도민이 대상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타 지역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다”며 “‘우리 자녀 사이버 예절을 위한 부모 교육’ ‘코로나19로 인한 자녀의 원격수업 지도 방법’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원격수업#공부 공간 분리#온라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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