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 많은 전통시장,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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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10개월 현장에선]文대통령 찾았던 인왕시장 가보니
매출 줄어도 증명 어려워 포기
“일회성 지원보다 상권 활성화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1975년부터 46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해온 김모 씨는 2차, 3차 재난지원금을 모두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급감했지만 현금 결제가 많아 매출 감소 사실을 증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세무사에게 상담을 받고 서류 준비에 나섰지만 도무지 감당이 안 돼 사실상 지원금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인왕시장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던 전통시장이다. 본보 취재팀이 만난 이곳 상인들은 현금 결제가 많은 시장의 특성 때문에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37년째 식료품 가게를 운영해온 A 씨는 “식료품 원재료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데 시장의 특성상 섣불리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못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며 “피해가 큰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더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상인은 일회성 지원 대신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기 대책을 제안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전통시장 주변에 먹거리와 볼거리를 늘려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게 더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현금결제#전통시장#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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