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 학생들에 떡 나눠준 서길자 할머니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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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서 ‘인문대엄니’로 불려
재산 일부 장학금으로 기부도

전남대 인문대학 벤치에서 40여 년 동안 학생들에게 귤과 도넛, 아이스크림을 팔아온 서길자 할머니(사진)가 26일 별세했다. 할머니는 ‘인벤할머니’ ‘인문대엄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향년 78세.

29일 광주지역 주민공동체인 마을발전소에 따르면 할머니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학생들에게 주먹밥, 떡을 나눠준 것을 시작으로 전남대와 인연을 맺었다.

그 뒤로는 전남대 인문대 앞 의자에서 좌판 장사를 하며 모은 재산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특히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학생에게는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또 민주화운동을 이어온 학생들의 든든한 지지자가 돼 주는 등 학생들과 나누고 챙기는 일을 평생 이어왔다. 할머니를 기억하는 전남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할머니가 장사를 해온 인문대 벤치 앞에 작은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하기로 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서길자 할머니#별세#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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