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여론조사 믿지말라”… 與는 포기 경계, 野는 방심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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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9]“뚜껑 열리기 전엔 모른다” 투표 독려

“부산경제 살릴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26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역 앞에서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책임 있게 추진할 사람, 부산 경제를 살릴 유능한 사람은
 김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뉴스1
“부산경제 살릴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26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역 앞에서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책임 있게 추진할 사람, 부산 경제를 살릴 유능한 사람은 김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뉴스1
“현장의 분위기는 여론조사와 많이 다르다.”(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국민의힘)

4·7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여론조사 경계론’을 꺼내들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달아나는 쪽도, 추격하는 쪽도 각자 다른 이유로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며 각자 지지층의 투표 독려를 호소하고 나섰다.

○ “투표하면 이긴다” 포기론 막으려는 與

민주당은 현재 판세는 열세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여야의 1 대 1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특성상 최종적으로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 등으로 현재 여론조사에는 다소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최근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오지만, 당 자체 판단으로는 아직 한 자릿수 격차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하루에 2%포인트씩 따라잡겠다”고 선포하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포기론’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낙담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해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짐작과 함께 투표장에 나서지 않는 일을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조직 총동원령을 내린 민주당은 “투표하면 이긴다”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여당 의원은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여론조사 결과와 최종 결과가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여야 지지층이 일제히 결집할 가능성이 커 최종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진보층이 있다”(진성준 박 후보 캠프 전략위원장)며 ‘샤이 진보’의 존재를 강조하고 있다.

○ “現 지지율은 의미 없어” 낙관론 차단 나선 野

“박형준 당선시켜달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부산 중구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 유세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흑색선전에 절대로 속지 말고 기호 2번 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박형준 당선시켜달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부산 중구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 유세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흑색선전에 절대로 속지 말고 기호 2번 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반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국민의힘은 “아직은 방심할 때가 아니다”며 낙관론 경계에 나섰다. 오 후보는 최근 유세 때마다 “뉴스를 보면 제가 이긴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고 지금 박빙이다”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 투표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26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의 20%(포인트) 차이가 (최종적으로) 다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의 선전으로 인해 “내가 굳이 투표 안 해도 이길 것”이라는 보수 지지층의 방심을 막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서울, 부산시장 선거 모두 앞서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여당의 대대적인 조직표 동원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의 참패로 인해 서울시의원 등 풀뿌리 조직을 대거 민주당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 수 역시 민주당(41석)이 국민의힘(8석)보다 많다.

또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50%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권 심판을 원하는 중도·무당층의 표를 얻어야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다는 점도 야당이 낙관론 차단에 나선 배경이다.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 중 일부가 민주당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그간 보수 정당은 투표율이 낮아야 선거에서 유리했는데 이번 선거는 정반대 양상”이라며 “조직이 무너진 상황에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정권심판론’ 바람을 계속 이어가 투표율을 높여야 승기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윤다빈 기자
#여야#여론조사#투표#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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