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40만명 등교에도 대규모 감염 없어… “학생엔 학교가 안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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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확대로 조마조마했던 3월… 3~18세 감염, 개학 전보다 감소
“방역수칙 관리엔 학교 가장 용이, 기온 더 오르면 마스크 벗거나
환기 소홀할 수도… 방심은 안돼”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 초등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학생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개학 후 처음이었다. 이 학생은 증상 발생 하루 전까지 등교수업을 받았다. 전교생이 1400명이고 급식은 물론 방과 후 수업까지 대면으로 실시 중이었다.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가 실시됐다. 다행히 추가 감염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모든 구성원이 급식시간을 제외하곤 철저히 마스크를 쓰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킨 덕분이다”고 말했다.

26일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개학한 지 4주가 된다. 유치원생과 초1·2학년이 매일 등교하는 등 올해는 등교수업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학교발(發) 대규모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 산발적 확진, 대형 집단감염은 없었다

25일 동아일보가 올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학령기(3∼18세) 확진자 3830명을 분석한 결과 개학 후에도 감염 규모는 비슷했다. 2월 마지막 주(21∼27일) 275명에서 개학 직후인 3월 첫째 주(2월 28일∼3월 6일) 313명으로 증가했지만 둘째 주에는 319명으로 비슷했다. 무엇보다 3월 셋째 주에는 241명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 수는 3000명 안팎이었다. 개학 후 매일 440만 명가량이 등교수업을 받은 걸 감안하면 걱정과 달리 학생 감염이 적었던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졌지만 집단감염으로 번지지 않은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교육시설(유초중고) 집단감염은 개학 첫째 주 5건에서 둘째 주 4건, 셋째 주 2건으로 감소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철저한 방역지침이 지켜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을 막는 기본은 결국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인데 우리나라 학교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비말 유발 활동 차단과 같은 방역지침을 상당히 잘 이행하고 있다”며 “어찌 보면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공간이 되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령기 학생 감염의 진원지는 대부분 학교 밖”이라며 “학교는 방역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분위기여서 등교가 감염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 따뜻해지는 4월부터 위험, 방심은 금물

하지만 많은 학부모가 여전히 학교 내 감염을 걱정한다. 교사들도 여전히 학교에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위험 요소가 많다는 의견이다. 서울 마포구 A초교 교사는 “갈수록 날씨가 더워질 텐데 학생들이 마스크도 자주 벗을 것이고, 교실 내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환기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초교 3학년 자녀를 키우는 박모 씨(42·여)는 “지금은 학기 초라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만 등교가 장기화하면 분위기가 해이해지면서 집단감염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강동구 광문고는 22일 3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총회를 대면으로 개최했다. 그런데 참석한 학부모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함께했던 교직원, 학부모와 그들의 자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은 25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지 못했다. 최근 이 학교의 스포츠클럽에서 확진자가 28명이나 나왔는데도 대면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담당관은 “학교가 안전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방역 매뉴얼을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다”라고 강조했다.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30명.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276명이다.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430일 만에 10만 명을 넘었다. 3차 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26일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거리 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이지운 기자
#등교#학교#안전#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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