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 인권 탄압’ 지적한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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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 강제 노역’ 우려 표명한 패션 브랜드 H&M 등 불매 공세
中 “노예부린 美, 비판자격 없다”

25일 중국 웨이보에 등장한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동영상. 나이키, H&M 등 서구 유명 브랜드가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에 우려를 표하자 일부 중국인은 이 같은 영상을 올리며 애국 소비를 주장했다. 웨이보 캡처
25일 중국 웨이보에 등장한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동영상. 나이키, H&M 등 서구 유명 브랜드가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에 우려를 표하자 일부 중국인은 이 같은 영상을 올리며 애국 소비를 주장했다. 웨이보 캡처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과 미국 나이키가 중국의 대대적인 불매 공세에 직면했다. 일부 중국인이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애국 소비’를 주장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이들을 두둔했다.

25일 웨이보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나이키 운동화 여러 켤레가 동시에 불타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나이키는 이날 한때 웨이보의 인기검색 1위에도 올랐다. 일부 시민은 나이키 매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나이키 모델로 활동 중인 유명 여배우 탄쑹윈(譚松韻·31)과 가수 왕이보(王一博·24)는 광고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H&M의 상황도 비슷하다. 톈마오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상품이 속속 삭제됐다. 유명 지도 앱 가오더(高德)에서도 H&M의 위치 정보가 사라졌다. 나이키와 H&M은 하루 전 신장위구르 소수민족의 강제 노역 등을 우려하며 이 지역 의류 제조업체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기자회견에서 19세기 미 흑인 노예가 면화 농장에서 일하는 사진을 들어 보이며 노예제 역사가 있는 미국이 중국 인권을 비판할 자격이 없고 중국인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도 강제노동 주장은 허구라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아디다스, 뉴밸런스, 버버리, 유니클로 등 다른 서구 브랜드의 불매 운동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등 서구 언론은 중국이 일부 국민의 중화주의와 과도한 애국심을 부추겨 미국 등 서방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결집을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여론을 통한 조직적 공격은 서방의 신장위구르 관련 제재에 대항하는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신장 인권 탄압#나이키#화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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