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미생마 신분이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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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준 8단 ● 이치리키 료 8단
본선 16강 2국 8보(89∼101)

백이 좌변을 헤집으며 유린하고 있지만 흑은 속수무책이다. 결국 흑 97로 가두지 못하고 백 98로 넘겨줘선 흑이 집으로도 밀리는 형세가 되었다. 바둑에서 한 번의 실수가 얼마나 치명적 결과를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에게 좌변을 파이면서 흑 대마는 이제 미생마(未生馬)로 신분이 바뀌었다. 아직 살아 있지 못하다는 것을 뜻하는 미생은 앞으로 살아야 한다는 크나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흑 99는 살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백도 중앙이 엷어 쉽게 받을 수만은 없다.

안성준 8단은 고심 끝에 백 100으로 중앙을 먼저 끼워가는 응수타진을 던졌고 이에 이치리키 료 8단이 덥석 흑 101로 받았다. 참고도 흑 1로 받는 게 정수인데, 궤도 이탈이다. 백에게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가 또 찾아왔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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