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또 불거진 철수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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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亞太 소매금융 처분 검토”
씨티측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새 CEO 이력 부각돼 매각설 힘실려

미국 씨티그룹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매금융(retail banking) 사업을 정리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며 다시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불거졌다. 2014년 이후 매각설이 돌 때마다 부인했던 은행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이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태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씨티그룹의 아태지역 소매금융 수익은 1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떨어졌다.

씨티그룹 본사 측은 이 보도 내용에 대해 “많은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 소매금융 철수 등 여러 대안에 여지를 남겼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신임 회장의 새 경영전략이 일부 발표됐을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제인 프레이저 회장이 2015년 중남미 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법인을 매각한 이력 등이 부각되면서 씨티그룹의 아태지역 사업 재편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구나 씨티그룹은 2015년에도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씨티은행 자회사인 씨티캐피탈을 매각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몸집을 줄여 효율을 꾀하면서 씨티그룹의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이 높아졌단 분석도 있다. 게다가 국내 외국계 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경영 악재를 만나며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더욱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에서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면서 아태지역 사업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이 설사 철수된다 하더라도 기업금융보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큰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제 금융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려는 한국의 위상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씨티은행#철수설#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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