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캠퍼스서 신입생 OT… 조별 화상채팅 뒤풀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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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앞둔 대학가 ‘코로나 신풍속도’]

연세대 공과대학생회가 21학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만든 게임 ‘스위트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3D로 구현한 가상현실 속 캠퍼스를 걸어 다니는 모습. 연세대 공과대학생회 제공
연세대 공과대학생회가 21학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만든 게임 ‘스위트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3D로 구현한 가상현실 속 캠퍼스를 걸어 다니는 모습. 연세대 공과대학생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다 함께 캠퍼스를 거닐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한 예비 대학생들이 있다. 연세대 공과대 21학번 신입생들이다. 물론 이들이 진짜 캠퍼스에서 만난 건 아니다. 새내기 OT가 열린 곳은 ‘스위트 캠퍼스’. 컴퓨터 3D로 구현한 가상의 공간이다. 연세대 공과대학생회 ‘벡터(VECTOR)’는 코로나19로 얼굴을 맞대기도 어려워진 학생들을 위해 가상의 연세대 교정을 만들었다.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처럼 스위트 캠퍼스에 접속해 들어가 서로 인사도 나누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겼다.

스위트 캠퍼스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화제의 모바일게임 ‘어몽 어스’를 패러디해 ‘교수님께 메일 쓰는 법’ ‘공학물리 실험’ 등 맞춤형 미션을 수행하도록 했다. 한 명에게 교수(술래) 역할을 맡기고, 다른 학생이 술래를 피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형식이다.

학생회는 16일 유튜브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서 비대면 OT를 진행하기도 했다. 학생회 간부인 이기창 씨(21)는 “비대면으로 치러졌지만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재밌는 요소들을 담았다”며 “대면으로 교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올해도 잦아들지 않으면서 대학가의 신입생 OT 문화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모조리 취소돼버렸다. 하지만 올해는 대학과 학생회 등이 미리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는 21학번 입학식 행사 가운데 하나로 19일 ‘온라인 패션쇼’를 개최했다. “그동안 매일 교복만 입었는데, 대학생처럼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신입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대학에서 마련한 생중계에는 다른 두 스타일의 옷을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신입생들은 이를 지켜보며 마음에 드는 쪽에 투표를 하고, 1위를 한 스타일에 투표한 이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기도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OT나 환영회를 즐기지 못한 20학번 학생들을 위해 ‘헌내기 OT’를 준비했다. 5일 20학번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미 배움터’였다. OT를 ‘새내기 새로배움터’라고 부르는 것에 착안해 지은 이름이다.

행사의 초점은 1년간 대학을 다녔지만 제대로 만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교류’에 맞춰졌다. 학생 200명이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만나 10명씩 조별로 모여 게임을 진행했다.

공식 행사도 반응이 뜨거웠지만 아쉬움이 남은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소규모 화상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평소 대학가 인근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뒤풀이 성격이다.

박영민 씨(20·재료공학부 20학번)는 “함께한 지 1년이 됐는데 마치 새로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대학 축제도 올해는 어떻게든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윤 asap@donga.com·이윤태 기자
#가상 캠퍼스#신입생 ot#화상채팅 뒤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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