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350만명분 4월부터 접종… 숨통 텄지만 갈길 멀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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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백신공급 부족할 것’ 우려 확산속 현재까지 7900만명분 백신 확보
2분기 도입 노바백스 2000만명분, 요양시설 등 고령층에 접종 가능성
日, 17일 의료진부터 접종 시작… OECD 중 한국이 가장 늦을 듯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0만 명분이 3월 말 국내에 들어온다. 당초 3분기(7∼9월)에 도입될 예정이던 1000만 명분 중 일부다. 이렇게 되면 늦어도 4월 국내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화이자 백신 300만 명분의 추가 도입도 확정됐다. 이 물량은 2분기(4∼6월)에 들어온다. 미국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의 계약도 마무리됐다. 이로써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7900만 명분으로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과 국내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노바백스 백신 도입은 안정적 수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561만 명분 구체적 공급시기 확정

앞서 정부는 15일 ‘2, 3월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2분기로 늦췄다. 이 때문에 접종 수요가 몰리며 ‘백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백신의 추가 도입이 이뤄진 것이다.

일단 2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75만 명분), 다음 달 초까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한 화이자 백신(5만8500명분)이 도입된다. 6월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소 130만 명분이 추가로 공급된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1∼6월) 중 구체적인 공급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은 약 561만 명분이다.

하지만 이들 백신이 예정대로 들어와도 접종 차질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6월까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사람은 1013만 명에 이른다. 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만 보면 접종자 대비 55.4%에 그친다. 노바백스를 비롯해 모더나와 얀센 백신이 2분기 중 차질 없이 들어와야 접종 계획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백신 준비 상황은 외국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 78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등 5개 나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은 17일 의료진부터, 나머지 3개 국가는 20∼22일 첫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한국은 26일 요양병원 요양시설 내 65세 미만 인원을 대상으로 첫 접종에 나선다.

○ 고령층에 노바백스 접종 가능성

요양병원과 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자 37만 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유보됐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3월 말 나올 고령층 임상시험 결과에 달려 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3월 이후에 들어올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다른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특성상 요양병원 고령 입소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5월 공급될 노바백스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냉장고 온도인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고 고령자 임상시험 결과도 충분한 편”이라고 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달 영국에서 18∼84세 성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평균 89.3%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김소영 ksy@donga.com·이지운 기자
#화이자#접종#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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